2. 라스 베가스에서 즐기는 이탈리안 젤라토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찾은 행복

by 꼬솜

이번달부터 3개월간 골프장 리모델링을 위한 셧다운과 클럽하우스 축소 운영으로 근무 시간이 확 줄었다. 회사에서도 이를 대비해 미리 비축하라고 오버타임 하사하셨다. 그러느라 2주간 휴무 없이 근무하거나 일주일에 하루만 쉬면서 오월과 유월을 버텼다.


남아도는 시간에 알바를 해보겠다며 치기공사 일을 시작하기 전 날, 앞치마를 사러 나갔다. 남편이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보게 된 젤라토 가게. 보자마자 환장하는 남편.

"음! 아이스크림! 음! 젤라토"

"먹고 싶어? 그럼 들어가자!"

"아니, 나 배고프니 밥 먼저 먹고."


밥을 먹기 전엔 절대로 디저트를 입에 대지 않는 남자. 뭐라도 먹자니까 몰을 쭉 훑더니 타코가 먹고 싶댔다. 이 사람은 타코 콤보, 난 별로 배고프지 않아 타코만 두 개 시켰다, 내가 준 타코까지 야무지게 먹고 타코벨에서 배를 채운 남편. 타코 4개는 더 먹을 수 있다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짓더니, 젤라토 가게를 향하며 비실비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는 게 눈에 보였다.


이게 뭐라고! 이리 좋아하는데, 자주 나가자고 할걸. 미안해지는 순간. 남편은 애처럼 촐싹거리는 걸음으로 가게 안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도로가 사진의 1/3을 잡아먹은 줄도 몰랐다.


알록달록 엄브렐러 연두 의자도 딱인데...

요즘 한낮에 섭씨 45~48도가 기본인 데다 지열도 후끈후끈 올라오는데, 누가 여기 앉아?

이쁘라고 가져다 놓은 거겠지.


신나게 주문하러 가신 남편님


나 요런 알록달록 유치빤스 벽화 좋아하는 거임?

뭔가 가게랑 언발란스하지만 이쁜 ^^


Live life to the coolest

명령하지 마! 나도 쿨하게 살고 싶다규!!!


요거 먼저 봤으면 요거대로 달라고 했을 텐데...

주문하고 나서야 발견


요거이 블루베리 이탈리안 아이스

속아쓰! 걍 쭈쭈바맛

블루베리는 갈면 보라색인데, 왜 파랗냐고 물으니

"블루베리니까"란다. 블루가 파랗다고 파랑이로 내놓은 가게나 그렇다고 말하는 남편이나...


오만 거 다 섞은 뭐라던데... 이름 기억 안 남

자기가 시킨 거 안 먹고 자꾸 내 블루베리 뺏아 먹는 남편님, 니 다 먹으라고 둘 다 줬더니, 두 개를 섞어서 드신다. 걱!


얘네 모토인가 보다. 멋지게 살라는 건지

아이스크림 가게라서 coolest인 건지

뭐 둘다여도 상관없고.


쓸데없는 지출 줄인다고, 데이트 시간도 없애 버린 지 몇 달째다. 내심 섭섭했나 보다. 한 시간 남짓 밖에서 보낸 이 시간이 남편에겐 살아갈 이유를 준대서 더 미안했다. 앞으론 자주 데이트합시다.



백일 쓰기/ 서른 다섯째 날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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