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공짜로 즐기는 베가스 여행 콘텐츠에 넣을 사진 찍을 겸, 바람도 쐴 겸 퇴근하자마자 스트립행. 점심으로 사과랑 삶은 계란 대충 먹은 터라 배고팠고, 건식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더위에 지치기도 했다. 베네시안 호텔 안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우선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윙, BLT 샌드위치, 콜라 하나 시켰다. 영수증 일부가 지워져 안 보이지만 리필 안 되는 콜라 한잔 4.25불 총 37.01불 기준환율인 1,279.50을 곱하니까 47,354원. 말만 그란데인 톨 사이즈 정도 스벅 커피가 6.99 탭워러와 얼음 넣어 0.99 (리필불가) 세금 포함 8.65불 커피까지 총 45.66불 한화로 58,422원을 지불했다.
스트립이라 비싼 거 십분 이해한다. 리필 안 되는 거 이해한다. 로컬 레스토랑에 비해 터무니없이 가격이 높은 거 다 이해한다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땐 그 값어치를 못할 때다. 오늘이 딱 그랬다. 물에 얼마나 절었는지 다 휜 셀러리, 저 생기다만 얇디얇은 당근은 뭐지. 빵은 다 말라빠져 먹다가 입천장 다 긁혔고 양상추, 토마토는 맛이 갈랑말랑. 평상시 같으면 바로 쓰레기통 직행이었을 만큼 형편없었다. 스벅은 바틀워러 말고, 탭워러까지 돈 받는데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심지어 물도 리필이 안 됐다.
운전만 할 줄 알았으면, 나 혼자 쐥 다녀왔을 텐데. 스트립 들어가는 길부터 F1인가 뭔가 경기장 만든다고 도로를 죄다 파내서 차가 엄청 막혔다. 푹푹 찌는 더위에 목은 더 말랐고, 사람들 가득한 도로를 절룩거리며 따라오던 남편이 짠했다. 길거리 부랑자들은 돈 달라고 따라왔다. 마실이라 하기엔 좀 길었던 6시간! 진짜 집 밖은 위험했고 나가면 돈이었다.
백일 쓰기/ 마흔여덟째 날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