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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Yeon Cha Oct 06. 2015

안녕? 하이델베르크야.

신랑이랑 유럽여행 첫째 날.-독일 하이델베르크

신랑이 회사를 그만두고 우리는 좌절 대신

모아 둔 돈 탈탈 털어서 유럽행을 결정했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고난은

일단 접어두고 닥치고 떠나기로 했다.


사실 유럽은 두 번째 방문이지만

신혼여행 패키지로 정신없이 쫓아다닌 여행과 달리

오로지 둘만 우리나라 밖을 여행하기는 처음.


한국에서 비행기, 숙소부터 유로패스 구간별 예약까지

손수 다 마치고 여행 코스며 시간까지 다 계획해서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떠났다.


우리 부부는 먹는 궁합이 정말 잘 맞는데

아마 세계 최강일 것이라 자부한다.

비행기 기내식은 호불호가 갈리는데

우린 그저 맛있기만 했다.

각각 1인분씩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민망했지만 배가 고팠고 너무 맛있었다.

그렇게 두 차례 끼니를 채우고 나니 어느덧 도착한 곳,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이었다.


대게 프랑크푸르트에 내려서 첫 여정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하이델베르크로 바로 이동하기로 했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서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직행 버스를 탔다.

보통은 기차로 많이 이동하는데

우리는 유로패스 개시일을 늦출 겸 직행버스가 있다고 해서

한국에서 예약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셔틀을 찾으면 나온다.)


혹시나 한국에서 예매한 티켓은 안 받으면 어쩌나

버스가 존재하지 않는 버스이면 어쩌나

그 하이델베르크가 이 하이델베르크가 아니면 어쩌나

별의 별 걱정을 하면서 셔틀버스 승차지점을 찾아갔다.


다행히도 폭풍 검색 끝에 알아낸 셔틀버스가

아름다운 자태로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무사히 버스에 예약된 티켓을 보여주며 오르고

한 시간쯤 갔을까?

드디어 우리의 첫 여행지

하이델베르크에 발을 내디뎠다.


하이델베르크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겠지만

지도 들고 천천히 걸으면 반나절이면 구경할 수 있는 도시이다.

특히 대학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버스 안에서 한국인 유학생을 만나기도 했다.


역시나 오랜 비행으로 지친 우리는 먹을 곳부터 찾기 시작했다.

두리번 거리던 우리에게 한국인이냐며 먼저 말을 걸어온 유학생과 인사를 나눴고

마트를 찾자 마침 하차한 곳 바로 옆에 커다란 식품점을 안내 받았다.

우린 먹을 것을 사서 숙소에서 간단한 첫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고

맥주와 과일 정도를 사서 숙소로 향했다.


한국에서는 매번 길 찾느라 헤매는 신랑이기에

여행 와서 꽤나 헤매겠구나 걱정했건만

잠제력이 피어난 것일까?

지도를 펼쳐 들더니 한방에 호텔을 찾는 것이 아닌가!

정말 멋있어 보였다.

 

호텔에 도착한 후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문을 열자 펼쳐진 방은 마치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된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따뜻하고 포근하면서 학구적인 느낌까지 드는 곳이었다.

큰 창 밖으로는 주택들이 보였는데

하이텔베르크 주민들이 저녁을 보내는 모습이 슬쩍슬쩍

보이기도 하고 호텔 같다기보다 가정집 같은 숙소가

우리를 따뜻하게 반겨줬다.

호텔 방 창문 안으로 살랑살랑 불어왔던 신선한 공기 냄새가

내 머릿속의 하이델베르크로 기억되어 있다. 


안녕 하이델베르크야?

내일 만나게 될 널 기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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