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 사이엔 아콘카구아라 불리는 높은 산이 솟아 있습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산은 아르헨티나 멘도사 주에 위치해 있는데요. 높이는 약 6,960미터로 중남미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합니다.
1897년 1월 14일, 이 높은 산을 처음 정복한 주인공은 마티아스 추브리겐 (Matthias Zurbriggen)이었습니다. 스위스 출신인 그는 이미 유럽과 뉴질랜드에서 험한 산을 정복하며 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 산악인이었습니다. 그는 영국인 핏츠제랄드가 꾸린 팀에 참여해 산을 올랐고 팀원들 중 가장 먼저 꼭대기에 올라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마티아스 이전에도 아콘카구아 정상에 오르려는 시도를 한 인물이 여럿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독일 출신의 산악인 파울 귀스펠트로, 1883년 산 6,500미터 부근까지 도달했지만 정상을 오르는 데는 아쉽게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티아스가 산을 정복한 이후엔 폴란드, 프랑스 출신 산악인들이 차례로 아콘카구아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는데,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등반 도중 목숨을 잃으면서 아콘카구아는 '죽음의 산'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한편 몇몇 사람들은 마티아스 이전에 이미 잉카인들이 산 정상에 올랐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애초에 아콘카구아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잉카인들이었고, 주변 지형을 수 없이 넘나들던 잉카인들이 '한 번쯤은 산 정상에 오르지 않았을까?'라는 게 그들의 추측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확인할 수 있는 문서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아콘카구아를 최초로 정복한 인물은 여전히 마티아스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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