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월 16일, 멕시코시티 차풀테펙에서 중요한 평화 협정이 맺어졌습니다. 이 날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 대표를 만난 엘살바도르 정부는 내전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총 7만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엘살바도르 내전이 종료됐음을 선언한 순간이었습니다.
1979년 엘살바도르에서 내전이 일어나게 된 건 사회적 불평등과 정치적 억압 때문이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1930년대부터 40년 넘게 군부 독재가 권력을 잡았는데, 그동안 소수 엘리트들만 정치적 자유와 부를 독차지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이를 참지 못한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 (FMLN)은 반란을 일으켰고,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군을 동원하며 양측 간의 끔찍한 내전이 시작됐습니다.
10년이 지나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엘살바도르 내전은 국제 사회의 개입으로 서서히 해결점을 찾았습니다. 유엔과 카톨릭 교회는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고 1984년 처음 엘살바도르 찰레타낭고에서 평화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협상은 산살바도르, 멕시코시티, 제네바에서 차례로 열리며 양측의 입장 차이를 조금씩 좁혀나갔습니다.
오랜 시간 끝에 맺어진 평화 협정은 총 5개 항목으로 구성됐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양측의 군사 충돌 금지, 분열된 사회 통합, 인명 피해 보상을 위한 진실 규명 위원회 창설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찾아온 평화는 어두웠던 엘살바도르 정치 역사를 끝내는 전환점이 됐고, 2022년 평화 협정 30주년을 맞은 엘살바도르는 현재 매년 1월 16일을 '내전 희생자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