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티너리 Jul 10. 2022

수영하는 돼지가 있는 '바하마'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1973년 7월 10일, 독립을 선언한 바하마 제도의 짧은 역사 이야기


1973년 7월 10일.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바하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합니다. 무려 325년 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은 뒤 벌어진 사건이었는데요. 바하마는 독립을 이뤘지만, 동시에 영연방에 속하면서 완벽히 영국의 영향에서 벗어난 건 아니었습니다. 오늘은 독립 기념일을 맞이한 바하마 역사에 대해 짧게 다뤄보고자 합니다.


먼저 바하마 제도는 처음부터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었습니다. 1492년 인도를 찾으러 떠난 콜럼버스가 최초로 도착한 아메리카 땅이 바로 바하마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만큼 바하마 제도는 초기엔 스페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곳이었습니다. 바하마라는 나라 이름도 살펴보면, 얕은 바다 지형 때문에 스페인어로 바다 밑을 뜻하는 ‘Baja Mar’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콜럼버스와 원주민들 (사진 자료: history today)


사실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 바하마 제도의 주인은 루카얀 족이었습니다. 콜럼버스가 도착했을 당시 약 40,000명의 루카얀 사람들이 700개가 넘는 섬 곳곳에 살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약 25년 뒤엔 유럽인들이 확산시킨 전염병으로 거의 모든 인구가 목숨을 잃었고, 그나마 생존한 사람들은 노예 신세로 전락하게 됐습니다. 루카얀 사람들이 사라진 뒤 바하마 땅은 뚜렷한 주인이 없는 무법지대로 변했고, 스페인, 프랑스, 영국 해적들이 번갈아가며 자신들의 본거지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게 주인이 없던 섬에, 1649년 해적이 아닌 또 다른 조직이 나타나게 됩니다. 바로 종교 박해를 피해 항해했던 청교도들이 바하마 섬에 도착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시도때도 없이 해적들의 공격을 받으며 많은 위협을 받게 됩니다. 그러던 1718년, 영국은 우즈 로저스를 왕실 총독으로 임명해 바하마 섬의 모든 해적들을 몰아낼 것을 명했습니다. 그는 수많은 해상 전투 끝에 해적들을 성공적으로 격퇴시켰고, 이후 영국은 바하마 제도를 공식적으로 자신들의 통치 아래 놓게 됩니다.


한편 19세기 초 바하마 제도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건 당시 노예 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1838년, 바하마 제도에서는 일찍이 노예 제도가 폐지되면서 많은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자유를 얻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에 있던 많은 노예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는데요. 1840년대까지 바하마는 ‘노예 제도에 대한 저항의 땅이자, 해방되거나 탈출한 노예의 최종 목적지’로 유명해지게 됩니다. 역사에서는 미국에서 바하마로 이어졌던 은밀했던 탈출 루트를 ‘Saltwater Railroad’라 부르고 있습니다.


1840년대 바하마 제도 풍경 삽화 (사진 자료: 위키미디아 커먼즈)


시간이 흐른 20세기에도 바하마 제도는 줄곧 영국의 지배하에 있었습니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이 일찍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이룬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랬던 바하마조차도 2차 세계 대전 이후 많은 식민국에서 독립이 도미노처럼 일어나며 독립 행렬에 참여하게 됩니다. 특히 1960년대 들어 바하마에서도 정당과 자치 정부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생겨났고, 이에 힘입어 1973년엔 공식적으로 독립국이 됐음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 바하마 제도가 완벽하게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난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바하마는 안티구아 바부다, 자메이카, 세인트루시아 같은 다른 카리브 국가들처럼 영연방 (Commonwealth) 속하게 습니다. 아무래도 독립국이 되기보다는 영연방으로 남는 것이 국익에  많은 도움이 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바하마는 필립 데이비스 총리가 나라를 다스리지만, 궁극적으로는 엘리자베스 2 여왕을 모시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알아두면 좋은 아르헨티나의 헷갈리는 독립 역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