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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슴푸레 Sep 24. 2024

글의 효용

  "작업 요청 목적으로 ***님이 제안을 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브런치에 등록하신 이메일을 확인해 주세요."


  어젯밤, 브런치 앱 알림으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어? 뭐지? 혹시 다른 출판사에서 온 출간 제안 메일인가?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다.


  캑캑. 시원하게 들이켠 김칫국에 사레만 들렸다. 블로그에 제품 홍보 글을 써 줄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한다는 말과 함께 회신을 주면 구체적인 사항을 알려 준다고 했다. 흠. 브런치 작가한테 뿌렸을 수도 있어. 낚시야. 신경 쓰지 마. 남편이 쿨하게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 고민했다. 파워 블로거도 아니고, 바이럴 마케팅을 해 본 적도 없기에 수락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 다만 읽기는 했으니 거절 의사를 밝혀야겠고, 메일에 그 이유를 적어야 했다. 세 가지 사유를 쓰고, 한 가지 당부를 적었다.


  지금 하는 일 없고, 돈이 되는 일이었다면 했을까에서 한 번. 배가 부른 건가에서 두 번. 목적만 다르지 글이 다 똑같지에서 세 번. 이쪽저쪽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다 에이 뭘. 도리도리를 했다.


그러면서 글의 효용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쓰는 글의 쓸모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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