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보면 늘겠죠?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블로그를 통해서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그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블로그에 일상 글을 매달 숙제처럼 올리고 있다.
그 전에는 파라과이에 대한 정보글만 올리다가 언젠가 일상 포스팅을 올려봤는데, 조회수가 가장 높았다. 그때부터인가? 꾸준히.. 매달 혹은 몇 달을 묶어서 일상 포스팅을 올리고 있다 (참 단순하다).
정도가 블로그를 지속하는 딱 알맞은 표현인 것 같다.
파라과이에 살다 보면 작은 소문이라도 순식간에 퍼져서 연예인도 아닌데 이미지 관리를 하게 된다. 같은 남미여도 교포들의 특징이 확연히 달라서 각국의 라이프 스타일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파라과이는 그렇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서로 알고, 한인들 상대로 장사를 하시는 우리 부모님은 아순시온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니까.
그래서인지 처음에 블로그를 할 때도 주변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줄리의 남미일기"라는 오글거리는 네임 때문이라도 꽁꽁 숨기고 숨겼다. 여전히 마음에 들진 않지만, 블로그 유입 검색어에 "줄리의 남미일기" 혹은 "파라과이 줄리" 등을 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그분들을 배려해서라도 바꾸지 않고 있다 (뭐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사실 내 블로그는 현지 교포들보다는 한국에서 파견 혹은 봉사나 선교활동으로 오시는 방문자들이 많은데, 참... 할 것 없고 갈 때 없는 이 파라과이에 와서 몇 년 동안 생활하실 것을 생각하면 참 안타까워서 더 많은 정보를 올리곤 하다 여기까지 오게됐다 (한국에서 몇 년 살다 파라과이 돌아왔을 때 우울증 걸릴뻔한 사람으로서, 공감력 500%).
정해놓고 매주 혹은 매달 쓰는 건 아니지만, 여유가 생기거나(심적 여유 포함, 매우 중요함) 글이 쓰고 싶어 질 때 찾는다. 요즘은 글 쓰는 재미에 빠져 브런치에도 라떼 교포라는 아이디로 글도 쓰고 있다 (오글거리는 이름 짓기는 버릇인가?). 잘 쓰지는 못하지만 "계속해서 쓰다 보면 늘겠지" 하며 열심히 연습 중이고 브런치에 쓴 글을 블로그에 옮겨 담는다. 취미 부자가 또 하나의 취미가 생긴 것이다 (참 혼자 피곤하게 사는 스타일이다).
누가 아나? 먼 미래에 내가 쓴 글로 책을 펴낼지도?
블로그를 통해 여럿 소중한 인연들도 만나게 되고, 파라과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현지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게 되었고, 블로그 덕에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나를 더 친숙하게 느껴하며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말을 해주었을 때 꽤 뿌듯하고 보람차다.
글은 쓸수록 는다고 하던데, 더 자주 쓰고 읽고 하다보면 그렇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