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한인사회에서 남편감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결혼은 참 어렵다.
이십 대 때는 막연히 '뭐 언젠가 하겠지...' 생각했다.
삼십 대에 들어서면서는 누군가 진지하게 만나긴 해야 할 것 같다며, 스스로 약간 조급해졌다.
서른셋의 나는, 내가 지금 이곳에 살면서 과연 결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좁은 한인사회에서 내가 과연 남편감을 찾을 수 있을까?
파라과이에 사는 내 또래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고민이다.
파라과이는 약 3~4천 명의 한인교포들이 살고 있는데, 그중 성인 미혼 청년들은 2-30%밖에 되지 않는다. 웬만한 또래 친구들은 입으로 다 거론할 수 있을 만큼 숫자가 적어 그 집안의 대략적 재정상태, 출신 학교, 전 연애사까지 모조리 읊을 수 있을 정도로 훤하다.
이렇다 보니 이 작은 커뮤니티 안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나마 내 친한 친구와 과거에 연인 사이가 아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할 만큼 서로 거미줄같이 켜켜이 묶여있는 작은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 또래 친구들, 특히 여자들은 요즘 해외로 눈을 많이 돌리게 됐다.
실제로 파라과이와 이웃나라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와 같은 나라로 홀로 이민을 가거나 선을 보기도 한다.
사람들은 왜 굳이 한국인 남편감을 찾으려고 하냐라며 물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내가 교포라고 해도 한국과 더 밀접한 사고방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보니 순수 현지인과의 만남에 있어 보수적이기도 하고 문화적인 면에서 공감이 어려울 것 같아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서른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보니 요즘은 만나는 친구들마다 결혼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이슈거리다. 사람이 너무도 없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는가, 혼자 살면 외롭진 않을까, 결론은 돈이다 돈을 벌자... 등 이미 노후 걱정을 시작한 친구들이 많다.
우리, 과연 여기서 결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