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플레이리스트 : G-Dragon This Love
브라질에서 보낸고딩시절의추억을 담은 곡
G-Dragon(빅뱅) - This love
빅뱅의 첫 앨범 수록곡 This Love는 Maroon 5의 곡에 가사를 붙여 멜로디를 새로 만든 곡이다. 벌써 10년이 넘은 이 곡이 나에게 기억되는 이유는 내가 브라질에서 보낸 고등학생 시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교육은 한국에 비해 꽤 자유롭다. 보통 오후 12시에서 1시 정도에 하교한 후 대부분 공부 외 여가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밤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야간 자율 학습을 하는 한국의 고등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약 15년 전에도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듯이 그때에도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시사주간지에서 한국의 고등학생들에 대한 특집기사를 8면에 걸쳐 게재한 기억이 난다. 베자(Veja) 시사주간지는 브라질에서 가장 비판적이고 사회를 꼬집는 형태의 기사들을 다루고 있었기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지식인들에게 필수로 꼽히는 잡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태어난 한국에 대한 이런 특집 기사를 냈다는 것이 신기해서 한국교포 친구들과 잡지를 사서 돌아가며 읽어보며 교육 시스템이 서로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오전 수업이 전부였으니 시험기간만 아니면 비교적 자유로운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용돈을 모아 한인타운에 있는 한국 노래방에 자주 갔었는데, 그 시절 내가 자주 부르던 노래가 지드래곤의 This Love였다. 랩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가사 읊기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나름 힙합 노래 한곡을 다 부를 수 있다는 뿌듯함에 신나서 매번 갈 때마다 부르곤 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아이돌 하면 BTS를 떠올린다면, 그때는 빅뱅이 데뷔와 동시에 히트곡을 무한 생성하며 아이돌로서 최고의 주가를 올렸을 때였다. 게다가 기획사 YG 엔터테인먼트에서 음악방송이 아닌 '아이돌의 다큐멘터리 데뷔'라는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큰 이슈를 끌기도 했다(요즘 고등학생들은 그 시절 빅뱅이 얼마나 센세이션 했던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랬지).
어느 나라든 한인교포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늘 외국에선 소수인 한인사회에서는 대부분 한 다리 두 다리 건너 모두 서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도 그랬다.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옆방에서 아는 친구들과 친구들의 친구들이 들어와서 같이 놀다 가고 우리는 다 함께 한국인이란 공통점을 가진 We are the world가 되곤 했다. 내가 이런 걸 한국에선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일까?
그땐 그랬지...
노래방에서 하나 되어, WE ARE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