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떠나보니 그때서야 보사노바가 귀에 들어왔다
보사노바(Bossa Nova)는 '새로운 감각'을 뜻하는 브라질에서 1960년도 초반에 탄생한 재즈의 한 장르인데, 브라질의 삼바 리듬에 차분한 재즈 분위기가 더해진 음악으로 나지막한 목소리와 기타 반주가 특징이다. 편안하고 듣기 좋은 음악으로 한국에서도 카페에서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사운드로 자주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브라질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나는 10여 년을 살면서도 보사노바라는 장르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았다. 지금은 붐이지만 한국의 젊은 층이 트로트를 많이 듣지 않았던 것처럼, 제 아무리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들, 보사노바 또한 마니아층이 아니고는 젊은 사람들이 굳이 찾아 듣는 그런 음악은 아니었다.
그랬던 내가 성인이 되면서 브라질을 떠나보니 그곳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는 몰라도 거기서 계속 살았다면 결코 스스로 찾아 듣지 않았을 보사노바에 빠져버렸던 것이다. 보사노바 곡들 중에서 제목은 생소해도 누구나 한번즘 들어봤을 법한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Garota de Ipanema)'를 시작으로 여러 곡들을 찾아 듣기 시작했는데, 그중 오늘의 제목인 '빙봉(Bim Bom)' 이라는 곡이 참 좋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smspGTvQX8Q
조엉 지우베르뚜의 '빙봉(Bim Bom)'이라는 곡은 정말 단순하고 순수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이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빙봉이 가사의 80%를 차지한다. 빙봉 외의 아주 조금 있는 가사마저도 이 노래의 가사는 아무 의미 없다는 말 뿐이다.
참 심플하면서도 사운드가 경쾌하면서도 차분하다. 삼바의 리드미컬한 사운드와 고풍스러운 재즈가 만나 듣는 이의 귀를 매료시킨다. 삼바와 재즈, 정말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가지 장르가 섞여있다니, 참 신기했다. 여기에는 약간의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1950-60년대에 삼바(Samba)는 브라질 노동자계와 빈민층이 즐겨 듣던 노래였고 상류층은 삼바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지만 신분적인 격차로 인해 삼바를 즐길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든 것이 바로 보사노바였다고 한다.
한 장르의 탄생에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보사노바를 들을 때마다 내가 지식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혼자 기분이 좋아졌고 화려하고 웅장한 노래보단 차분하고 듣기 편한 Bim Bom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