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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멈춘 것처럼
느리게 다가온 당신이기에
항상 미소만 지어주었던 당신이기에
난 항상 소중한걸 잊고 살았나 봐요
손잡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올랐다던
당신의 말에 나도 모르게 설레었던
그날의 기억이 머리를 스쳐가요
그땐 뭐가 그리 복잡하고
지나쳐야 할 단계가 많다고 생각했는지
묶여버린 매듭을 다 푼 뒤
주변을 둘러보니
당신은 사라지고 없네요
매번 그리워하는 건 아니에요
당신을 잊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것도 예전 일인데
그냥 가끔 천천히 다가왔던 당신이
아주 가끔 생각나요
느리게 행동하던 당신 덕분에
지금 내 사랑도 아주 느려요
지금 생각해보면
천천히 걸었던 우리 만남 속에
사랑했단 말도
헤어지잔 말도 없어서
생각하면 미소뿐인 추억뿐인 게
정말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