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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28

요동치다 끝내 일자로 쭉 늘어진 그 선명한 경계선

by 세준




사랑하는것

혹은

사라지는것







눈앞에 모든게 무너져내린듯이


다 헤어져 버린 셔츠의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니

그때의 다툼이

떠오른다


난 이것들이 떠오르는 이유가

.

아직 미련가득한

.

너의 마음과

.

나의 마음이

.

이어지는 사랑이라고 느낀다


바보같지만 아직

나의 하루엔 니가 남아있다


보이지 않아도 믿을수 있는게

많은것처럼


나는 아직 너와

함께인것 같아서


볼끝에 상기된

분홍빛 잔상들

우리가 사귈때의

작은 순간까지 떠오르니

뜨거웠던 우리의 하루가

잊혀지지 않을수밖에

이 순간 나의 심장은

조금더 긴박하게 뛴다.







온몸에 힘이 풀린사람처럼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


받고싶은

.

마음도

.

주고싶은

.

마음도


당신이 나에게 부탁을 해도

들고

일어서


당신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저돌적인 눈빛으로

천장의 모서리를

조용히 바라만 보다가

지쳐버린 어깨에 손을 올리는

형광등 불빛을 보며

조금씩 고여 모였던

눈물이 반짝이며 인사한다.


의자에 앉아서

집중을 제대로 하질 못해


식탁에 앉아서

한끼도 제대로 먹질 못해


사무실에 앉아서

안하던 실수를 연발해


친구를 만나도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해


티비를 보아도

초점을 맞추기를 어려워해


보이는 세상속은

해는 밝게 비추어 눈뜨기도 힘든데

보이지 않는 나의 세상엔

해가 떠오르지 않나봐


나의 하루엔

.

낮과 밤이

.

사라진것같아

.

아마도


나의 마음은 아직 그날밤인가봐









도통 일어날수가없다


전에 없었던 두통이

찾아온것을 보면


아프다는거

.

슬프다는게

.

지금 내가

.

느끼고 있는

.

오늘인것 같아


굳이 정의 하지 않아도


온몸으로 느껴지는

모든것들이

나에게 계속해서

잊을만할때쯤

지각과 자각을

구분할수 없을때쯤

꾸준히 속삭여준다

난 이제 혼자라는 것


기억의 한부분 한부분


하나씩 손가락으로 집어 올려서


눈물에 비추어본다

잠시라도 선명해지는

그때의 기억들

나는 아스라이

부서지는 추억들을

그렇게 미워했으면서도

욕했으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선명해지길

원하고 또 바란다



한번이라도 더 떠올리고

글로 적어도 본다

물론 알아볼수는

없었다

번져버린 글씨덕분에

희미해져버렸다

내 눈가는 나는 항상

부어있다

밤마다 라면을 먹고자서라는 말은

이제 지겹다.


사랑을 해서 그래요

라고


한번쯤은 속

시원하게

말해보고싶다.






들쳐낼때마다


들어오는 것들을

애써

내쳐낼때마다


나가라고

소리치고

울어도 봤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여전했다

너는

여전히 잔인했고

여전히 아름다웠다

웃는 모습으로

나를 반기며

끝엔 사랑한적 없었다는

말을 지껄이며

차가운 표정을 하며 뒤돌아선다


그때의 내가 너무 부러워서일까 ?


지금이 시간과 비교되서 일까

?

벗겨내지 못한 때가 남아서 일까

?


자꾸 마음이 간지러워

긁어내고 싶다


모든 흔적을 후벼파

없애버리고 싶다


흉터가 남아도

괜찮다

선명한것보다 나을것이니


흉터를 볼때마다

니가 떠오르겠지만


흉터를 보아도

니가 떠오르지 않을때즈음이


꼭 올꺼라고

말하는

당신들의 말을

한번

믿어 보려한다





그래도 아직은,

멍이 든것처럼 마음이 아프다

온몸이 쑤시고 하루종일 열병이다


슬픈이야기 보는것조차 힘들어졌고

달라지는건없고
매일 똑같은 다짐뿐인게
주울미련도 버릴사랑도 없는데


나의 하루는 사라졌다

.
나의 시간도 사라졌다

.
너의 하루는 어떠한지

.
너의 시간은 흘러가는지


그게,

궁금하다고


허공의 한숨한번으로 묻는다


마음의 멍은 지지도않는데
어디서 부딪힌지도 모를 상처들만
쓰라리고 아파,
저려와서 잠을 이룰수가 없다


사랑한다면
나에게로와서 나를안아줘


노랫말하나에 무너진다,


또다시
초점없는 눈이 말하지


니가 얼마나 보고싶은지


혹여나 눈물이 날까

나는,


계속 흐려지는 눈앞을
제대로 보려 노력해


자리에서 일어나서,


힘빠진 다리로 걷는다









내일이면,
눈가를 비비며 일어나
멍한기분으로
또 하루를 살겠지.
넌어떤지 참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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