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투명했던 관계

by 디카라떼

바람을 타듯 삶을 타다가 유리에 부딪혔다

세상이 깨끗하게만 보였지

유리에 충돌해서 떨어지는 새처럼


기대를 품은 이의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만 있는

소중해지고 싶던 그대들의 작품이다


어디에 세워졌는지 이제는 알아채기 어렵기에

유리처럼 조용한 공명으로

몰래 손길을 놓아버리는 관계들


사방이 투명한데 빽빽하게 막혀서

이미지로는 웃고있지만, 바람도 통하지 않는다


가깝다고 착각하는 굴절처럼

관계의 거리는 두꺼운 만큼 멀어지고 있었다


거기에, 그들이 보이기에 마냥 다가서다가

깨지지 않는 단단함으로 더 뭉개진 자기를 보게 되었다


밉지가 않은데 자기를 위한다면

필연적으로 선택해야하는 거리감

자기의 색을 감춘 아주 투명한 거리감


그걸 안다고 하면서도 멈추지 못했던

여전히 그저 투명하기만 했던 나

투명함밖에 남지 않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