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습관 만드는 법

by 비평교실

독서를 시작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처음에는 독서를 하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독서가 익숙해지고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매일 꾸준히 책을 읽고, 생각한다. 글을 쓰고자 한다. 가급적이면 머리 아프고 남들은 지루하다고 말하는 것들을 읽고자 한다. 역사, 철학, 과학, 문학, 종교학, 경제학, 천문학 등을 읽는다.


왜 이런 책을 읽느냐고 한다면 지적 만족과 새로운 앎에 대한 즐거움이다.


남들은 재미없다고 하지만 나도 이러한 게 재미없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거다.


처음 입문하게 된 계기는 앞서 언급한 거처럼 세계관이 바뀌었던 사건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 꾸준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방황도 하고 끊기도 하고 요즘은 다시 독서에 불이 붙었다.


인생에서 독서가 잘 되는 시기가 있고, 잘 되지 않는 시기가 있지만


잘 되지 않는 사람은 그저 그대로 산다면 정말 아무런 계기 없이 읽지 않게 된다.


나는 독서가 생활이 되었다. 그 말인 즉,


습관과 생활은 또 다른 상황과 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독서는 이상한 행위다. 책 읽는 동물은 없다.


글을 읽고 쓰는 침팬지는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대체 어떤 또라이 혹은 천재가 선사시대 (기록 이전의 시대)를 역사시대 (기록 이후의 시대)로 바꾸었는지 모르겠지만 글을 읽고 쓰는 행위는 외부적인 훈련과 내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독서는 분명 생존을 위한 욕구는 아니다. 게다가 사회적인 욕구도 아니다. 고립을 자처하는 행위다.


더 나은 사람이 뭔지 모르겠지만 왠지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하는 행위다.


(심지어 독서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보장해준 적도 없다.)


이것도 나름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취미가 그렇듯이 한 번 빠지면 답이 없다.


일반인들이 철도애호가나 엘리베이터 애호가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독서가 중독인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제부터 정말 생뚱맞지는 몰라도 진지한 독서 조언을 하고자 한다.


1. 직업을 바꿔보는 건 어떨지?


대부분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확실히 독서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독서에 15분 정도만 투자해도 생각보다 많은 페이지를 읽게 된다.


읽는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15분을 집중해보면 내가 생각한 양보다 많이 읽게 된다.


15분 주면 반쪽정도 읽지 않을까? 하고 실천하다보면 어느 새 1페이지를 다 읽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독서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힘든 삶을 살고 있다면 당신에게 맞는 직업이 아니다.


분명 업무가 매우 비효율적이거나 당신에게 모든 업무를 쏟아부어서 매일 야근을 시키는 게 분명하다.


독서를 하기전에 그곳을 탈출하는 게 건강에 이로울 지 모른다.


또 다른 건 직업이 너무 피곤할 경우다.


몸을 쓰는 직업이다보면 즉각적인 보상을 원한다. 잠, 술, 수다, 유튜브 등이다.


내가 독서를 끊은 이유가 몸이 너무 피곤하고 술이 당겨서였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었지만 생활이 궁핍해져갔다.


일하려고 태어난 기분, 이게 언제까지 지속될까. 부모님들 대단하다. 이걸 어떻게 참아왔지.


독서는 일정 조건이 맞아야 한다. 시간적, 체력적, 경제적 비용을 동반한다.


빚이 있기 때문에 하루도 못 쉬고 일해야 한다면 독서하기는 어렵다.


물론 데카르트나 비트겐슈타인처럼 전쟁하며 책 읽고 글 쓰는 천재도 있고


발자크와 도스토예프스키처럼 빚을 갚기 위해 글쓰는 이들도 있지만


대개 사람들은 피곤하거나 시간이 없으면 본능을 따르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독서를 하기 어려워진다.


당신이 지금 독서를 하지 않는 건 생활적 여유를 찾지 못해서일지 모른다.


2. 이사를 가는 건 어떨지?


서점이나 도서관을 검색해보라.


근처에 작은 도서관조차 없고 멀리 떨어진 경우다.


인터넷 서점은 내가 둘러보기엔 와닿지 않는다. 확실히 인간은 아직 오프라인이 생생하다.


서점과 도서관을 자주 가보라. 그곳에서 제목만 보기도 하고,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는 책도 있을 거다.


눈 앞이 뱅뱅 돌 수도 있다. 나도 백화점을 가서 옷 구경을 하라고 하면 머리가 아프고 눈이 뱅뱅 돈다.


하지만 그만큼 그러한 지식이 없다는 걸 방증한다.


이제부터 책 읽기로 마음 먹었다면 도서관과 서점을 자주 가라.


그리고 마음에 드는 걸 살 수 있다. 마치 다이소에서 생각해보니 사야 할 게 있었고, 하나도 새롭지 않은데 분위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새로워보이는 물건이 있다.


서점도 자주 가면 그렇다. 도서관도 자주 가면 그렇다.


도서관을 가면 반드시 대출을 꽉꽉 채워서 다니라.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좋다. 그냥 들고 집에 가는 것만으로도 똑똑해지는 자신을 상상하면 기분이 좋다.


로또 한 장 산 후 당첨되면 뭐할지 돈이 생긴 느낌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다.


로또는 5천원이지만 도서관은 공짜다.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과 빈부 격차로 지상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그에 대항하여 맑스는 공산주의 사회가 도래할 거라며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를 철폐하고 계급 없는 진정한 사회가 도래할 것이며 인류의 안녕과 번영을 예언하였다.


도서관은 자본주의 안의 공산주의다.

악에 물든 지상 안에 천국이다. 모두에게 열린 기회를 주고, 능력만큼 가져가며,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


열린 기회

도서관은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어린이가 <순수이성비판>을 빌리는 걸 막지 않는다. 책을 빌려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어 있다.


능력만큼 가져감

책에 있는 지식은 읽지 않으면 가져갈 수 없다. 꼼꼼하게 읽을 수록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이다.


필요에 따라 분배

권수는 제한되어 있지만 그만큼 내가 필요한 책이라고 판단하여 가져간다. 누구도 당신에게 이게 필요할 거라 말하지 않는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전적으로 내게 달려 있다. 제빵과 아무 연관 없는 사람이 제과 제빵 도서를 빌리는 것에 대해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다.


도서관 찬양 때문에 샛길로 빠지고 말았다. 다시 말하자면 도서관으로 이사를 가라.


이사 가는데 비용이 든다고?


시장이 크고, 사람이 많이 다니며, 술집과 오락, 유흥이 많은 곳이 번화가다.


내가 세상 모든 도서관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시장과 멀리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홍대조차 번화가로부터 살짝 떨어져 있다.


시장 한복판에 있으면 소음 문제도 있기는 하지만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걸어서 가기 힘든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곳이면 시장이나 지하철 가까운 곳보다 저렴할 거라 생각한다.


3. 가족과 떨어져 사는 건 어떨지?


가족이나 동거인 역시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인이 분명 있다.


책을 읽으려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괜히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한 게 아니다.


가족이 쉬지 않고 귀찮게 굴 수 있다. 도서관에 가기 귀찮거나 카페 가는 비용이 아까워 혼자 방에서 읽고 싶어할 수 있다.


그걸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어떡하나. 어쩔 수 없다. 과감히 떠나자.


글이 길어져서 다음에 조금 더 쓰겠다.


지금까지 나온 대안이 다소 과격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독서를 하기 전에 자기 삶의 점검이 필요하다.


독서를 할 수 없는 생활 조건이라면 독서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다.


내가 독서를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삶이라면 그걸 먼저 해결하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서


우선 독서 습관을 들이기 전에 근본적인 구조를 뜯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다음 편에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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