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향상을 위한 페르소나 글쓰기

by 비평교실

페르소나 글쓰기를 알아보자.

페르소나는 융이 제시한 개념으로 사회적 가면을 씌우는 것이다. 우리는 꼭 나 자신으로서만 살아가는 게 아니라 페르소나(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 회사에서의 나와 집에서의 나, 친구들로서의 나는 모두 다 똑같은 모습이 아니다. 그런 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이러한 페르소나 글쓰기를 사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내가 사물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거다.

페르소나 글쓰기는 사물을 자신이라고 생각한 뒤 글을 쓰기 시작한다. 감정과 정서를 과장없이 조절하며 1인칭 시점으로 쓰는 것이 관건이다. 예를 들어 냉장고 속에 누구도 먹지 않는 냉동 만두 시점에서 글을 써보는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 꼭 나일 필요는 없다. 감수성을 풍부하게 훈련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만두가 될 수 있고, 거지가 될 수 있고, 태양이 될 수 있고, 컴퓨터 메모리칩이 될 수 있다. 오진 처방으로 인해 버려져야 할 알약이 되어 서술할 수도 있다. 글쓴이가 어떤 것에 몰입하느냐에 따라 대상은 기쁨이 될 수도 있고 슬픔이 될 수도 있다.

작가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며 수학과 과학을 사용하여 쓰기보다는 감성과 입장에 몰입하여 쓰는 걸 추천한다. 작가는 그 책 안에서 신이 되는 사람이다.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수 십명의 인물과 인간 군상을 만들어낸다. 설득력을 갖추는 글은 몰입에서 찾아온다.

다만 자기 감정을 과잉으로 넣는 것은 금지되어야 한다. 자기 신세 한탄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감정보다는 사물과 상황에 맞게끔 적절한 거리를 두어야 더 생생한 페르소나 글쓰기가 될 것이다. 너무 추상적이거나 형이상학적으로 쓰는 것도 자제하자. 사물이 된다고 해서 반드시 철학적으로 쓸 필요는 없다. 염려하는 마음에서 덧붙이자면 의인화와 페르소나는 다르다. 냉장고를 갑자기 걷는 사람으로 설정하여서는 안 된다. 냉장고 그 자체가 되어 상상해보라. 신혼집 냉장고, 쓰레기장 고물 냉장고, 김치 냄새 싫어하는 김치 냉장고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처럼 생각하고 걸어다닌다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물의 논리와 그 사물이 가지게 될 표현으로 작성하는 것이 도움된다.

표현은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게 하자. ~인 거 같다. ~일수도 있다. ~인지도 모르겠다 등 모호한 표현은 자기 확신을 약하게 만들고, 애매한 표현을 통해 독자들에게 모호함을 안겨준다. 차라리 장점은 명확하게 드러내고, 단점을 확실하게 지적하자. 주관적인 표현이라 애매하다면 객관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자. 한국인이 자주 쓰는 말 중에 ‘매운 맛이 난 거 같다.’, ‘~이라는 느낌이 든다.’ 등을 많이 표현한다. 겸손을 미덕으로 삼는 동양 사람 특징일 수 있지만 글쓰기에서는 주장이나 느낌은 애초에 주관적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자기가 주관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모호한 이유는 자기 방어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비판받기를 피하기 위해서 에둘러 사용하지만 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된다. 글은 설득하기 위한 도구다. 양해를 구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글에 자신감을 갖자. 대화를 나눌 때도 우리는 상대방과 다투기 싫어서 어렴풋이 돌려쓰는 표현을 사용한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라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 쓴다. 하지만 말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글쓰기를 할 때에도 좋은 표현은 아니다. 어차피 글쓰기는 자기 주관이 담긴 글이고, 누군가는 분명 비평할 때 비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문학에서 이러한 글쓰기를 기피하는 경우는 대개 한 쪽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 그렇다. 또는 허수아비 반박을 가져온 채 넘어뜨리는 경우에 그렇다. 강한 어조가 문제라기 보다 편파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반대 주장을 싣되, 재반박하는 글을 싣는다면 생각보다 좋은 글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적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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