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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치드 Jun 23. 2022

각자의 나이 듦에 대하여

런치드노트 ⑨  : 독립기획(연구)자 김의현

 우리는 왜 가치에 집중할까요? 런치드노트는 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문제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들은 왜,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실현할까요? 그리고 이들이 바라는 더 나은 세상은 무엇일까요?








나이가 들어도 눈 마주치고 대화할 상대가 있는 세상을 그리는 독립기획자 김의현 님의 스토리입니다.



다양한 사회 문제 중 고령화, 시니어 문제에 가장 먼저 집중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지속적으로 신경 쓰이고 눈에 자꾸 보이는 문제. 그것이 ‘당신만의 문제’이다.
좋은 창업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면 지난달에 속상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자.

(짐 매켈비 저/ 언카피어블)


혼자서 큰 응원을 받았던 문장이에요. 주위 분들이 '너는 왜 노인 문제에 관심이 있는 거야?' 물어보실 때, 대단한 이유가 있어야 하나 싶고 '그렇게 나와 관련 없어 보이나?' 하는 소심한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문장을 만났어요. 정말 단지 지속적으로 마음이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것이 이유거든요.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료한 여가 시간, 삶의 질 저하, 그리고 부모님께서 겪고 있는 돌봄의 어려움을 확인했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래의 나 또한 겪게 될 문제라고 생각해요. 정확히 어떤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가는 과정이지만 나이 듦으로 인해 개인과 가족이 겪는 문제, 이 전체적인 상황은 분명 해결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진짜 문제를 찾는 것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오셨나요?

시니어 분야에서 해결하고 싶고 궁금한 것, 시도해보고 싶은 것을 프로젝트로 기획하고 지원 사업을 통해 진행해왔어요. 첫 시니어 관련 프로젝트는 60+세대와 청년들이 자신의 경험을 옷 한 벌에 담아 이야기 나누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었어요. 옷은 그저 매개에 불과했고 시니어와 청년들이 자연스러운 유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경험이었어요. 실제로 프로그램이 끝나고 3명의 청년과 여섯 분의 60+세대 시니어는 친구가 되었답니다 :)


두 번째 프로젝트는,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 경험한 세대 교류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서 하게 되었어요. '세대 교류'라는 키워드로 영국의 선진 사례 발굴-섭외-인터뷰-기사 발행까지 진행해본 경험이었습니다. 해외 업계 관계자를 만나며 세대교류는 상호 간 혜택이 필요하고 이것이 앞으로 콘텐츠를 통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노인의 건강 유지와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어요. 또 '돌봄 가족'의 '돌봄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게 진짜 문제가 맞는지 잠재 고객, 당사자 분들을 만나 뵙고 있습니다. 언젠가 서비스를 통해 고령화 문제를 개선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어요.



브런치에서도 고령친화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나눠주고 계시잖아요 :) 앞으로 어떤 내용의 글을 쓰려고 하시나요?

브런치에는 앞으로의 서비스와 기술, 콘텐츠의 발전이 고령자에게도 문제없을 정도로 친절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으려고 해요. 또 시니어 관련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한 편의 글로 발행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기록이 되었을 때 비로소 무형의 시간과 과정들이 유형의 것이 되어 사람들과 닿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기획자로서 하는 고민의 종류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해둬야 단순 경험으로 휘발되지 않더라고요. 물론 프로젝트부터 기록까지 혼자서 하려니 쉽진 않지만요..!

김의현의 브런치 링크(각자의 나이듦)


할머니와 편하게 얘기하려면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장 최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식물약방 대표님이신 허벌리스트 루나님과 협업을 해서 어르신들께 아로마 클래스를 진행했을 때였어요. 시범적으로 해봤던 것이라 모집 기간이 짧아서 저희 할머니와 주위 친구 분들을 모아서 진행했는데, 평소에 “할머니 뭐 요즘 힘든 거 없어? 필요한 거 없어?” 여쭤보았을 땐 말씀 없으시더니 클래스에 참여하는 동안에는 수면이 부족하다는 등 어려움을 막 얘기하시는 거예요. 그것도 모든 할머니들께서요! 이때 어르신들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힌트를 좀 얻었던 것 같아요. 일반적인 잠재 고객 인터뷰와 조금은 다르게 시니어와의 인터뷰는 여가 문화 프로그램 시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 실험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 경험이었어요 :)


식물약방 x 각자의 나이듦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기업이 아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관심 가는 사회문제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행동은 기부가 될 수도 있고 모임 참여, 소비, 기획 등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부터 시작해서 마음이 동한다면 점점 더 큰 범위의 행동까지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세상의 문제는 끝도 없이 생기고 그 분야도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에 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어려울 거라 생각해요. 일단 내 눈이 자꾸 향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그런 개인들이 곳곳에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오히려 부담을 느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나을 거예요.

선한 브랜드가 만드는 제품을 사는 가치소비 행위가 개인에게 의미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 시대라고 한다지만, 개인이 ‘항상’ 생산자가 되기는 어렵잖아요. 이때 개인이 생산자만큼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소비 행위라고 생각해요. 개인은 가치소비를 통해서 브랜드를 응원을 하기도, 약간의 경고를 할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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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편집 : 한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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