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지 5주 6일이 지났다. 입덧을 안 해서 다행이지만, 병든 닭처럼 매일 존다. 12주까지는 단축근무가 가능해서 어제부터 4시에 퇴근하고 있다. 임산부 뱃지는 무용지물이다. 사람이 많으면 임산부석 앞까지 갈 수도 없고 임산부석 앞에 서 있어도 십중팔구 안 비켜 준다. 일반석 앞에 서 있으면 불편한 표정에 눈치가 보인다. 쳐다보는 시선이 지옥 같다. 노약자석? 시도도 안 했다. 내가 이렇게 좌석에 집착하는 인간이 될 줄 임신 전엔 몰랐지...
배려는 당연히 불편한 거다. 그래서 불편을 감수해 주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런데 배려하지도 않으면서 불편한 듯이 쳐다보는 짓은 말았으면 좋겠다. 편하게 있으면서 불편하다고 착각하는 짓은 그만둬라.
지금은 시간이 흘러가는 게 걱정된다. 배까지 부르면 정말 큰일이다. 직장인 임신부는 출퇴근이 제일 고역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