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부해야하는 '혼자'라는 과목
내 몸에 이상이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을 때,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누리던 것들은 더 이상 평범하지 않았고
남의 시선은 ‘따위’가 되었으며
남의 선택은 ‘굳이’가 되었다.
네 것과 내 것이 선명해졌고
네 길과 내 길이 다르다는 것도 분명해졌다.
우리는 결국, 서로 혼자라는 게 확실해졌다.
다르기 때문에 나는 쟤가 될 수 없고 쟤도 내가 될 수 없다.
비교도, 질투도, 경쟁도 별로 쓸모가 없다.
인생은 팀플이 아니라 갠전이다.
나의 팀원은 결국 나 하나라는 걸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혼자라는 것이 곧 외로움은 아니라는 것도 아마 더 오랜 시간이 걸려야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쟤는 왜 혼자야? 불쌍하게.”
그런 시선 속에서 자라난 새싹이라
아직은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저주스럽게도 혼자이고
불행하게도 혼자 살 수 없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안다.
인간은 혼자 설 수 있어야만 한다는 걸.
프렌즈처럼, 모던 패밀리처럼
그렇게 드라마처럼 사는 인생은
생각보다 드물다는 것도
천천히 받아들이는 중이다.
영원한 건 없다.
그래서 현재 = 소중함 이라는 공식이
점점 절대값처럼 느껴진다.
광활한 우주.
도와주는 이 하나 없이,
혼자서도 잘 버둥거리고 있는 이 시간.
덧없이 그러나 묘하게 소중하다.
‘왜 아무도 없지?’ 보다는
‘아무도 없는 게 당연한 거고, 관심을 가져주면 감사한 일이지.’
그렇게 내 가치관은 조금씩 방향을 옮겨간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외로움이나 세상과의 단절을 말하는 게 아니다.
뿌리를 깊고 단단하게 내리는
인생의 필수 과목 같은 것이다.
아마, 평생 수강해야 할 조용하고도 소중한 내면의 수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