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정리하면 뭐해 전부 다 엉망인데

아니야 요맨큼만 해

by 로렌스




… 진짜 속이 뒤집어져서 시작합니다.

발꿈치에 차고 보드랍게 스치며 착, 매끄러움을 자랑하는 바닥을 느껴본 지가 언젠지 모르겠습니다.

그립다 못해 저도 모르게 추모를 하고 앉아있어요.


정말 미치게 그립습니다. 브런치북 소개에서도, 지금 이 글에서마저 ‘미치’겠음을 여러번 말하게 되는데

정말 말 그대로 미치겠거든요.

미치게 청소하고 정리하고 싶고

미치도록 그게 시작이 잘 안됩니다.

저도 믿을 수 없지만 저는 이사하기 전 분명 미니멀리스트였습니다. 당당하게 쓸 수 있어요.


그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으나,

제가 어지르고 방치한 공간들이 악화를 거듭하니

이젠 그 일을 겪은 것이 제가 아니라

이 집이 아닌가 황당한 마음이 드네요.


차치하고,

옷 정리를 시작으로 못하겠는 마음은 과감히 외면하고성공 스티커판을 완성할까 합니다.

이제 지체할 수가 없거든요.

그 이유가 뭐든 먼저 짚고가야 할 건

부산스럽고 난리부르스가 된 ‘쉴 곳’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진을 찍어야겠죠?

(아웃포커싱도 괜찮을까요)

전과 후를 어떤 방식으로 남겨야 할 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수치심을 무릅쓰고 남기지 않으면

더욱 심각해질 것만 같아 아주 두렵습니다.


버리고, 시작해야겠어요.

봐 주신다면 정신차리고 할 것 같아서요.


제 집, 다시 쉴 곳이 될 수 있겠죠?


1 정리해야 할 곳을 아주 적게 잡아 사진을 찍는다

2 생각하지 않고 해치우고 다시 사진을 찍는다

3 성공 스티커를 붙이고 브런치에 인증한다


주의 ‘이만큼 해봤자 뭐해 어차피 전부 다 지금 엉망인데’ 금지

그냥 ‘요맨큼’ 정해서 딱 ‘고맨큼’ 할 것. 1500년이 걸릴지언정


지금 당장은 한결 마음이 가벼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보내지 않을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