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by 김지현

요다는 내가 외출했다 들어가도 나와보지 않는다. 들어가 불러도 자는 척 눈도 뜨지 않는다. 그런데 귀가하는 진우가 골목 어귀에서 자기 이름을 부르면,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발소리가 집 앞에 다다르면 서둘러 현관으로 나간다. 진우가 들어오자마자 밥을 주는 걸 아는 것이다. 진우는 현관 앞에 나온 요다를 보면 감격해 끌어안고 법석을 떤다. 그때마다 나는 감격할 거 없다고, 아이가 퇴근한 아빠의 벨 소리를 듣고 뛰어나가는 게 아빠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 때문인 것처럼 요다는 네가 아니라 네가 줄 캔 사료를 반기는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장면을 목격하게 됐다. 요다가 누워 있는 진우에게 다가가더니 그 머리맡에 누웠다. 나한테는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멈춰 서서 지켜보았다. 진우가 손을 뻗어 요다를 쓰다듬었다. 요다가 일어나 가버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그렇게 전개되지 않았다. 요다가 진우의 손에 몸을 맡긴 채 골골대기 시작했다. 밥을 배불리 먹은 직후였으므로 밥 달라고 그러는 게 아니었다. 나는 진우의 품에서 요다를 뺏아 안았다. 그러자 골골 소리가 잦아들다가 뚝 그쳤다. 진우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도로 요다를 데려가 안았다. 요다가 다시 골골대기 시작했다. 달려들어 둘을 떼어놓고 저주를 퍼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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