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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빙 Nov 11. 2019

외벌이로 달라진 일상, 도서관과 독서

돈이 없고 나서야 시작한 독서

취미 부자였던 나, 돈이 없으니 독서 시작


 결혼 전 나는 다방면으로 관심이 많았다. 특히 우쿨렐레에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었고, 레슨도 꾸준하게 받아왔었다. 물론 돈도 많이 투자했다. 결혼 후에도 계속해서 레슨을 받아왔었는데 신랑이 직장을 그만두고는 이렇게 취미에 돈을 쓸 여유가 없었다. 매 달 생활비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이렇게 뭘 즐기기가 어려우니 당장 안 해도 되는 레슨 생활부터 정리하게 된 거 다(물론 이렇게 투자했던 우쿨렐레 레슨은 의외의 구원투수가 돼서 우리 집 돌발 지출들을 감당해주고 있다.)


 신랑은 공부하고 나는 시간이 많고 대신 돈은 없고 이런 상황에서 선택한 건 독서였다. 이유는 이사 온 집은 도서관이 걸어서 10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있었고 도서관은 무척이나 쾌적했다. 여름날 에어컨이 잘 나오고 추운 날들 굉장히 따뜻했다. 도시락을 싸가거나 간식거리를 싸가도 먹을 장소가 있었고 편안하게 컴퓨터실 이용도 가능하다. 게다가 도서 대여가 무료! 신간 도서도 무척이나 잘 들어오고 내가 원하면 신청도 할 수 있는 이곳은 돈 없는 나에게는 정말 재미난 놀이터와 같은 곳이었다. 예전에 취미에 돈을 쓸 때는 재미난 게 너무나 많아서 책을 읽는다는 거 자체가 매우 지루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이제 돈이 없어지고 나니 세상 이렇게 재밌는 게 책이구나 싶다.



사람을 만나면서 움츠러드는 나,
그런  만나주는 책 속의 사람들


 외벌이가 되면서 솔직하게 사정을 털어놓을 때도 있는데, 위로받을 때도 있지만 가끔 움츠러들 때도 있다. 내 팔자를 내가 꼰 건가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들면서 사람 만나기가 꺼려질 때가 있다. 외벌이 초기에는 이럴 때마다 많이 울거나 힘들어했었는데 요즘은 빌려온 책을 펴 본다.


 내 이야기를 묻지도 않고 나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들 속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게 큰 위로가 된다. 튼튼한 두 다리로 무료로 그들의 이야기를 보는 게 얼마나 재미있고 위로가 되는지, 외벌이가 되고 나서 나는 책에 푹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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