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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빙 Dec 29. 2019

2019년 외벌이, 내 맘대로 사건사고 결산

정말 외벌이로 산 1년, 힘들었지만 또 이 시련이 바꾼 나


 2018년 11월 남편이 퇴사 후 2019년은 온전히 내 월급만으로 생활하게 되었다. 우리 가정의 수입의 2/3 이상을 차지하던 남편 수입이 홀랑 사라진 후 적응하느라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2019년 무사히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에 TMI로 내 맘대로 사건사고결산을 해보려 한다. 






2019년 2월, 가계부를 시작하다.


 남편과 함께 대출금을 갚으면서도 왜 이렇게 많이 못 모을까 고민을 했었다. 남편은 아침 일찍 출근해서 새벽에 오는 생활에 지쳐 있었고 나는 그런 남편 없이 보내는 외로운 시간을 버텨내며 힘들어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돈까지 마음을 쏟을 여유가 없었다. 외벌이 생활 후 여유가 생긴건 아니지만 생존이 달린 일이였기에 나에게 맞는 수기 가계부를 시작했다. 어플로 관리할 때보다 훨씬 내 성향에 잘 맞고, 또 이 가계부를 절약저축카페에 올리면서 응원의 댓글도 받고 매일매일 쓰면서 이제 저녁을 먹고 나서는 바로 올리는 것이 생활화가 되었다. 가계부를 쓰면서 다른 절약고수 비법도 보고, 이벤트도 참여하면서 생활비를 줄여보려 노력했다. 극단적으로 생활비를 줄여보기도 하고 또 늘리기도 하면서 우리집의 한계 지출에 대해서 실험해봤다. 아직 잔액이 딱 떨어지거나 우리집 자산을 100% 다 파악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올해는 지출을 통제하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사는 연습을 제대로 한 듯 하다. 2020년에는 엑셀가계부도 병행해서 좀 더 우리 집 자산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출하는 해가 되고 싶다.


2019년 3월, 절약 저축모임을 시작하다. 


3월 절박한 마음으로 절약저축모임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했다. 21일 부자습관이란 책을 중심으로 카톡방으로 소통을 이어왔다. 매 달 모임을 이어오고 또 멤버들끼리 모임의 이름을 만들어서 2019년 12월까지 한달에 한번 꼬박꼬박 만나고 소통중이다. 혼자 하면 못 했을 목표들을 함께 이뤄나가고 서로 좋은 정보들을 교환하고 있다. 모르던 정보 덕분에 얼마나 커피를 공짜로 마실 수 있게 되었는지 모른다. 서로 존댓말을 꼬박꼬박 사용하며 따로 친목을 다지지 않고 정말 공부만 하던 우리 모임 멤버들과 2020년에는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다.


2019년 9월,  100일 100만원 부수입 모으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그리고 남편이 다치다.


 3월에 만난 절약저축모임 멤버들( 이름은 경.자.메)과 함께 100일 100만원 부수입 모으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월에 가계부를 쓰면서 부수입이란 개념을 알게 되었는데 이벤트로 받은 커피 기프트콘을 파는 것, 본업 외에 다른 알바(합법적인 것!), 중고물품 판매 등등으로 수익이 나는 것을 말한다. 2월부터 나름 부수입을 모아보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한 달에 10만원에서 15만원 모으기도 힘들었다. 부수입을 모으고 싶어 절약저축모임 멤버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모두 찬성해서 부수입 모으는데 모두 집중하였다. 그 와중에 집에 안 좋은 일이 생겼다.

 공부를 시작하고 자전거로 도서관을 왕복하던 남편이 사고가 났다. 길에 있는 돌맹이에 걸려서 넘어졌고 쇄골 골절 판정을 받았다. 수술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갈림길에서 정말 다행히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남편 걱정에 100일 100만원 부수입 모으기 프로젝트하는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 혼자 이 프로젝트를 했다면 용두사미로 하겠다고 큰 소리는 쳤겠지만 결국 남편이 다친일로 흐지부지 되었을 텐데 함께하는 힘 덕분에 100일 100만원 모으기 프로젝트는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다.


2019년 10월, 드디어 브런치 작가에 통과하다.


 호시탐탐 작가가 될 기회를 엿보고 있던 나, 브런치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번번히 낙방이였다. 네이버에 외벌이 생활에 대한 글을 몇 가지 올리며 다시 한번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는데 드디어 됐다! 운 좋게도 다음 메인에도 몇 번 노출이 되서 구독자수도 늘어나고 내 글을 봐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2019년 12월, 공동저자 책 발간 및 관련 강연 강사로 강의진행, 그리고 100일 부수입 100만원 모으기 프로젝트 성공


 가계부를 업로드 하던 카페 수기집의 공동 저자가 되었다. 많은 내용이 실리지는 않았지만 내 닉네임으로 된 책이 나오고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콜라보 강의 강연자가 되어서 80분이 넘는 분 앞에서 강의를 진행해봤다. 너무나 떨리고 신나는 경험이였다. 외벌이 생활이 아니였다면 글을 올릴일도 없었을 것이고 이런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2020년에는 단독으로 책을 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100일 100만원 프로젝트를 경.자.메 멤버들의 도움으로 결국 끝을 낼 수 있었다. 혼자했으면 남편이 다치고 그걸 핑계삼아 흐지부지했을 100만원 모으기에 결국 성공했다. 이 돈은 현재 부동산 강의를 수강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수강료가 무척 부담스러워서 듣지 못하고 발만 구르고 있던 강의였는데 현재 부수입을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만족스럽다. 이 강의가 씨앗이 되서 또 다른 나의 수입원이 되는 파이프라인으로 발전되도록 노력하고 공부할 계획이다.




 3월을 시작으로 매 달 절약저축모임 멤버들과 만남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매달 변동이 있었지만 정해진 돈으로 살기 훈련을 한 2019년이였다. 처음에는 매우 강박적으로 돈을 무조건 아껴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였는데 이제는 아주 조금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강박적으로 돈을 아껴보니 내 삶을 위해서 돈이 일하는게 아니라 내가 오로지 돈만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는 조금 돈이 나가더라도 내 삶이 조금 더 기쁘고 마음이 편하게 움직이게 된다. 


 막연하게 정년까지 직장에 다니고 연금을 준비해서 연금으로 먹고 살면 되겠지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수입원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미리 소득절벽을 맛보니 미래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겠단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없이 살다보니 자동으로 생활에서 꼭 필요하지 않는 것들은 가지치기가 되어간다. 미니멀을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쇼핑을 싫어하는것도 아니다. 단지 정말 쓸 돈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왜 미니멀에 열광하는지 미니멀이이 어떤 점에서 좋은지는 알거같다. 


 2019년을 마무리 지으면서 그래도 올 한 해는 인생에서 큰 기억으로 남을거같다. 경제적으로 확 달라진 생활을 버티며 경제적인 맷집도 생겨가고 돈이란 것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2020년에는 돈에 끌려다니는것이 아니라 내가 돈을 부리고 또한 이 적은 소득을 타파할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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