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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빙 Jan 05. 2020

마음이 조급할 때, 외벌이 살림 멘탈관리

별 거 없음 주의!

시간낭비? 내 머리, 마음을 지우는 드라마 동영상 시청

  

 늘 남들과 비교하고 또 경쟁하며 30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내가 이기면 남이 지는거고 내가 지면 남이 이기는거라고 생각하던게 그리 쉬이 바뀌지가 않더라구요. 외벌이 살림을 하면서 우리집 수입이 얼마나 작은지 눈에 딱 보이고 또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가 있긴 있는건지 답답해서 잠이 안오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살다보니 재테크를 해도 절약을 해도 행복하지가 않았습니다.


 월급쟁이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 뿐만 아니라 시간도 아끼라는 조언이 많았습니다. 사실, 아이가 없고 남편도 이직준비로 바빠 저는 시간이 아주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시간가계부까지는 못 쓰고 있습니다. 시도는 해봤지만 쓰면서 뿌듯하거나 행복하지 않고 인생이 쳐지는걸 느낍니다.

 마음이 급해지면 불행하다는걸 알고부터는 강제로 머리비우기를 시도하는데요, 바로 동영상을 멍하니 봅니다.


이렇게 동영상을 보다보면 머리를 누가 깨끗하게 청소한거처럼 멍해집니다. 그리고 잡념들이 사라지기도 하고 또 멋진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즐겁기도 합니다. 시간가계부를 쓰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뭐 저런 시간 낭비가 있나 하겠지만 꽤나 강박적인 저에게는 잘 들어맞는 머리비우기 방법입니다. 이렇게 한 차례 동영상을 보면 마음이 깨끗해지며 다시 의욕이 생기기도 하고 차분하게 해야할 일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2020년 가계부 쓰기, 2019년 가계부 다시 보기

저의 급여는 200만원대로 상당히 적습니다. 이 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해결하고 사람도리도 하고 살고 있습니다. 처음 외벌이를 결심하며 매 달 마이너스를 내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음이 바뀌어 적자를 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2019년 2월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계부 생활이 저에게 돈에 대한 맷집을 남겼습니다. '꼭 이거 해야해!' 란 게 점점 없어지고 희미해집니다. 월 40만원으로 살기가 힘들었는데 살다보니 조금씩 요령이 붙어서 조금 더 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을 느낌입니다.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사는지에 대해 경쟁적인 마음이 컸었지만 점차 그들의 인생은 그들의 인생, 내 인생은 내 인생이란걸 느낍니다. 남들이 어떤든 그들이 내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걸  2019년 가계부를 기록하고 가계부 쓰는 분들과 소통하며 이제야 압니다. '이래서 가계부 쓰는구나' 를 많이 느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는거 완전히 자유롭진 않지만, 이제 저에게는 2019년 가계부가 있습니다. 마음이 흔들리거나 괴로울 때, 판단이 안 설때는 2019년 가계부를 봅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점 때문에 힘들어했는지 어떻게 절약하며 지냈는지 가만히 살펴봅니다. 그럼 가끔은 2019년의 좌충우돌 생활하던 제가 저에게 말을 걸어줍니다.

 2020년 가계부에는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기록으로 내 삶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돈에 대해서도 덜덜 떠는게 아니라 어떤 수입이더라도 그 안에서 여유를 즐기며 내 삶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외벌이로 힘들때도 초라해지는 마음이 들때도 있지만 이 마음과 감정들이 내 삶의 맷집이 되어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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