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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빙 Jan 15. 2020

외벌이 후 생긴 습관 2가지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1+1으로 저렴하게 산 립글로스가 바닥을 보인 것이다. 이걸 보며 웃음이 나왔다. 그간 내가 버린 화장품만 해도 한 트럭이 넘을 것이다. 특히나 립 제품은 다 써본 적이 없어 더 신기했다.


외벌이 후 생긴 습관 하나, 물건을 끝까지, 다 쓴다.


외벌이 생활을 시작하고 가계부를 쓰면서 무심코 사던 화장품 값의 무서움을 알았다. 두 명이 변동 생활비 40만 원에 살아야 하는데 간단한 기초제품도 한 번 살 때 3, 4만 원이 훌쩍 든다. 가계부를 쓰기 전까지는 화장품을 그냥 사들였고 다 쓰지 못하고 버리는 것들이 꽤나 많았다. 그런데 한 번 살 때마다 가계부에 타격을 주니 이제는 바닥을 보일 때까지 끝까지 쓴다. 쓰는 돈에 한계가 생기니 '아깝다!' 란게 정말 크게 느껴진다. 잘 꾸지 지도 못하는 성격에 화장을 한다고 크게 예뻐지지도 않아서 그런지 아예 처음부터 사는 것도 없고 한 번 들어오면 아주 끝까지 사용한다. 부족한 듯 화장대는 비어있는데 이렇게 끝까지 사용하는 느낌! 참 좋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재료가 집에 한 번 들어오면 끝까지 버리는 것 없이 먹기 위해 노력한다. 식비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 냉장고 구석구석을 뒤져서 먹을 게 없나 보게 된다.

 야채는 금방 상하니까 야채를 빨리빨리 소진하는 식단으로 먹고 냉동 제품들도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예전에는 먹기 싫어했던 김치도 김치의 가격과 한 번 장만할 때의 수고와 값을 생각해서 바닥을 보일 때까지 먹는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습관적으로 가계부를 쓴다. 앱 가계부에서 지출한 사항들을 체크하면서 하루 뭘 지출했는지를 기록한다. 가계부 쓰면서 신나는 날은 바로 무지출 스티커를 붙이는 날이다. 이벤트도 좋아하고 워낙 물건 사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이 스티커 붙이기가 쉽지가 않다.

 무지출 한 날 스티커를 붙이면서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아무것도 안 산 날은 적을 것이 없어 가계부 적는 시간도 짧고 또 최저가로 아니면 제일 혜택을 받는 걸 찾을 필요도 없어서 저녁시간 여유가 있어 행복하다.




 외벌이 생활을 하며 나도 모르게 습관들이 따라붙고 있다. 한정된 돈 속에서 답답함도 느끼고 가끔은 나 자신이 초라할 때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장 수입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겠지만 좋은 습관은 큰 돈 들이지 않아도

늘릴 수 있는 것이니 일단 좋은 습관을 늘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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