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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유치원 보내지마세요

영유 출신은 영어를 잘할까?

by 영영공

영어 유치원 나오면 영어를 잘할까?

영어 유치원을 왜 보낼까?

영유 출신이 리스닝이랑 발음은 좋지?

오은영 선생님도 영어 공부는 이때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나이는?


"쌤, 얘는 영유 출신이에요." 근무했던 대형 학원에서는 아이들 출신을 꼭 적어놨다. 영어 유치원 출신인지, 일반 유치원 출신인지. 서울에 있는 대형 학원이고 원어민 선생님들도 있고 사립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있는 곳이었다. 영유 출신 아이들이 더 영어를 잘할까? 영유 출신 애들이 물론 다른 아이들과 함께 반에 있으면 다르다. 첫 번째로 발음이 다르고, 두 번째로 자신감이 다르고, 세 번째로 원어민 선생님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3학년이 되면 차이가 없다. 일유 출신 아이가 발음이 더 좋은 경우도 많고, 공부를 더 잘하고 똑똑하고 성적이 더 높은 경우도 많고 원어민 선생님하고 매일 농담하고 웃고 떠든다. 빠르면 2학년 때부터 일유와 영유 출신 아이들은 차이가 없었고, 3학년이 되면 일유 출신인지 영유 출신인지 의미가 없었다. 빠르면 7살이나 8살 때부터 꾸준히 재밌게 공부하는 애들이 제일 잘한다.


영어 유치원을 왜 보낼까? 아이들의 뇌 발달을 생각하지 않고 판단하는 어른들이 문제니까. 영유 나온 애들은 2학년만 되면, 영어 책 진도를 더 이상 못 나간다. 왜냐고? 한국어를 못하니까. 한국어 공부를 소홀히 했다는 게 아니라, 뇌 발달이 어른들과 다르다는 거다. 왜 2학년 아이한테 어른들의 사고력, 추론력, 독해력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일찍 공부한다고 무조건 뇌 발달이 잘 되는 게 아니다. 시기가 다르다. 키 크는 거랑 똑같다. 키 크는 시기가 따로 있듯이 뇌가 크는 시기는 따로 있다. 초등학생 저학년 때는 다른 신체도 발달해야 한다. 뇌만 발달하지도 않고, 뇌만 발달할 수도 없다. ‘민수는 중학생 영어를 한다던데?’ ‘이미 외국인과 자유롭게 말한다던데?’ 이게 평생 간다고 누가 보장하나. 잠깐 어렸을 때 영어 잘하다가 나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 4살 때 미국 가서 살면서 영어 잘하고, 발음은 좋은데 성인 되어서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영어는 어차피 꾸준히 계속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아주 어렸을 때 영어를 잘한다면 언어 능력을 담당하는 좌뇌가 먼저 발달한 아이겠지. 이게 평생 가는 경우도 적고, 평생 좌뇌만 발달할 필요도 없고, 이게 발달 중이라면 다른 데는 발달이 더딜 수도 있다.


그래도 영유를 보내면 듣기랑, 발음이 다르지 않을까요? 이게 초등학생 3학년부터 차이가 없다. 물론 어렸을 때 칭찬받고 자신감 키운 경험도 중요하지만 초등학생 3학년 이후 인생이 더 긴데, 어렸을 때는 영어를 제일 잘하는 줄 알았다가 나중에는 다른 아이들과 별 차이 없거나 더 못하는 느낌이 들면, 그 좌절감은 정말 오래간다. 실제로 가르친 어른들 중에도 이런 케이스가 많았다. 너무 안타깝다. 빠르면 7살이나 보통 10살부터 영어를 해도 됐는데. 우리나라 88년생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를 공교육 학교에서 배웠다. 7차 교육과정이 시작된 시점이다. 꼭 영어 발음에 콤플렉스 갖는 사람들은 대부분 87년생 이전 출생자였다. 6차 교육과정까지 국민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지 않았다. 88년생부터 10살 때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학생들 점점 더 발음이 좋아졌다. 영어 단어 ‘close’가 ‘닫다’ 인건 알아도 ‘가까운’이라는 걸 모를 정도로 공부를 안 했어도, 어렸을 때 예체능이나 다른 걸 하느라 공부에 관심이 없어도, 일단 9n년생이면 기본적인 발음은 좋다. 자음 r, th, f 등 이런 발음에 문제가 없다. 수능 영어만 죽어라 공부해서 서울대를 간 학생들도 발음 좋고 영어로 대화 잘한다. 서울대 학생이 영어 대화를 못한다는 건 7n, 8n년생 이야기다. 9n년생은 다 잘한다. 어떻게 아냐고? 직접 수년간 가르치고, 지켜보고 인터뷰했다.


오은영 선생님도 주언규 님과 아들이 나온 에피소드에서 외국어 공부는 7살 이후가 낫다고 하셨다. 근무했던 모든 학원에서 7살 학생들을 받지도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들만 받았다. 7살짜리 아이가 예외적으로 우리 반에 들어왔는데 첫날에 새로운 환경이 너무 힘들어서 책상 밑에서 ‘야옹’이라고만 말하다가 나갔다. 너무 속상했다. 정말 잘하는 7살짜리 아이도 가르쳐봤다. 내가 7살 때 영어 하던 게 생각날 정도였다. 너무 똑똑하고 언어 능력도 뛰어났다. 내가 딸이 있고 언어를 잘하는 애라면 아주 빨라야 7살 때 영어를 가르칠 거 같다. 만약에 아들이면 빨라야 8살 또는 10살에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 아이들이야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모든지 다 빠르니까. 영어 잘하고 호주에도 잠깐 살다 온 남동생은 딸이 갖고 노는 책에 영어가 적혀있는 것도 싫어한다. 영어 노래도 절대 안 튼다. 6살까지 영어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걔는 영어 유치원과 엄마표 영어는 본인이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영어 잘하고 외국 오래 살다 온 사람들은 본인이 영어를 잘하게 된 게 영유를 나와서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를 꼭 낳고 키울 생각이 있다. 딸을 낳으면 7살 때부터 영어를 알려줄 거고, 아들을 낳으면 9살 이후가 될 거 같다. 어린 나이에 영어를 공부하면 재밌겠지. 근데 뇌 발달이 너무 좌뇌에만 치우칠 거고 이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 아이들과 그러지 않은 아이들을 둘 다 오랫동안 지켜봤고, 또한 성인이 됐을 때 영어를 가르쳐봤다. 지금도 가르치고 있고. 이게 내 직업이다. 결정적으로 영어 공부를 7살 이전에 시작한다고 영어를 잘하는 어른으로 잘하지 않는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잘하는 것은 날개를 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영어를 잘하려면 빨라야 7살 아니면 10살 정도에 시작하면 좋다. 이 나이가 되면 이해력이 높아져서 영어 공부가 더 재밌다. 영어 공부는 자전거처럼 어렸을 때 배우면 평생 남는 게 아니라 계속 꾸준히 해야 한다. 외국에 5년 이상 살다 와도 한국에서 영어 공부와 연습을 안 하면 실력이 후퇴한다. 성인 돼서 영어 공부해도 재밌다. 성인이 되면 아이들보다 독해력, 사고력, 추론 능력이 발달 됐기 때문에 영어 공부가 더 재밌다. 특히 회화는 더 재밌다. 성인인데 영어 공부에 실패한다면 당신의 방법이 틀린 거다. 앞으로 그 방법에 대해 얘기하겠다. 회화 공부가 먼저인지 문법 공부가 먼저인지도 알려드릴 수 있다. 이걸 가르치고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게 내 일이니까. 구독하면 그 답을 먼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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