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VidaCoreana Dec 22. 2018

스페인 회사에도 정은 존재한다.

스페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가기 #17 휴가 선물

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기 전에는 외국회사는 모두 개인주의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회사 다닐 때 느끼던 일정 부분들은 느끼지 못하지 않을까 했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을 뿐 스페인 회사 동료들은 생각했던 것만큼 개인적이지 않았을뿐더러 이곳에도 ‘정’이라는 개념이 존재했다.


긴 휴가, 그리고 해외 출장에서는 팀 선물을!


우리 팀은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인 인터내셔널 한 팀이다. 그래서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모두가 본인 나라가 아닌 스페인에 살다 보니 1년에 한 번 혹은 거리가 가까우면 좀 더 자주 그들의 고국을 방문한다. 그리고 전 세계 다양한 나라에 사무실이 있다 보니 가끔은 출장을 다른 나라로 가기도 한다.


그때마다 우리 팀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그곳의 과자 혹은 작은 기념품을 사 와서 팀원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절대 의무라던가 상사의 눈치 혹은 로비를 위해서 사 오는 선물이 아니라 자신이 없는 동안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 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자 자신이 경험한 것을 나누는 작은 이벤트 같은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사람이던 외국인이던 가족과 떨어져서 마드리드에 와서 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가족들이 마드리드로 여행을 오는 경우도 많다.  그럼 그때 가족들이 가져오는 각 나라의 음식을 팀 동료들과 나눠먹기도 한다.  대부분은 휴가 간 나라 혹은 본인들의 나라의 초콜릿이나 과자를 사오거나 차나, 커피 같은 기호식품을 사오기도 한다. 같이 나눠먹거나 쓰면서 그 동료의 여행 이야기라던가, 가족과 있었던 일들을 소소하게 주고받으면서 더 친해기도 해서 나는 개인적으로 이 문화를 참 많이 좋아한다.  


가장 인기 좋았던 선물은 한국 마스크 팩!


나도 1년에 한 번 꼴로 한국을 가기 때문에 매번 뭔가를 사서 다시 돌아온다. 처음에는 한국 전통과자를 사 왔었는데 우연히 들고 온 한국 팩이 인기가 너무 좋아서 그 뒤로 한국에 갈 때는 항상 마스크 팩을 사 온다.


로드샵에서 파는 저렴이 마스크 팩이지만 스페인에 팩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이라서 가져올 때마다 인기가 대단했었다. 넉넉히 가져왔음에도 언제나 하루가 채 가기도 전에 동이 나는 것이 마스크 팩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한국을 갈 때마다 가기 전부터 동료들이 한국 화장품을 내게 주문을 한다. 가끔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이라던가, 팩을 몇 박스씩 사서 올 때는 웃으면서 나 보따리 상이야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스페인 화장품 가게에서도 한국 화장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내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한국 화장품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처음으로 마스크 팩을 사 오고 한국 제품이 좋은 것이 회사에 소문이 나서 그 후 동료들이 한국 제품이 좋다는 인식을 가지게 하는데 한몫 톡톡히 했었다.




잠시 한국 화장품 예찬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지만 궁극적으로 적고 싶은 것은 이 곳 스페인에도 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왠지 차가울 것만 같은 외국 직장이었는데 실제는 한국과 별반 차이 없이 사람 사는 곳이고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By.라비코

매거진의 이전글 스페인에는 퇴사 시 퇴직금이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