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가 봉쇄 5주가 지났다. 5주 동안 동네 장 보러 가는 거 빼고는 일도 집에서 하고 모든 것을 집에서 해결해야만 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주 초에 전 국민 자가격리를 5월 11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또 어떻게 한 달 가까운 시간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이주도 못 버틸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으니, 나머지 시간도 버틸 수 있으리라 아니 버텨지리라 믿는 수 밖에는 없다.
거의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지한 세상. 한 달 넘게 이 대도시의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머무는 세상.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한 번도 상상한 적도 겪어본 적도 없는 세상이라 종종 이게 꿈인가 싶었다.
근대 더 웃긴 건 한 달 가까이 이렇게 살다 보니, 지금이 꿈이 아니라 마치 이 전에 일았던 삶이 꿈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하철 타고 출근하고. 회사 들어가기 전에 회사 앞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동료들과 점심 먹으러 가고. 저녁에는 바에서 한잔 하고. 영화관에 가고. 주말에 남편과 함께 숲으로 피크닉을 가고.
불과 한 달 전 일상이 지금은 아주 먼 옛날이야기 같다. 나만 홀로 정지된 게 아닌 한 사회가 완전한 침묵 속으로 들어가면서. 한 번도 가능할 거라 생각해 본 적 없는 세상에 적응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신기할 뿐이다.
그리고 이 길고 긴 격리의 시간이 끝나 다시 집 밖으로 나가면 그땐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분명한 건 그 세상 역시 지금 겪고 있는 세상만큼이나 새로울 거라는 사실이다.
모든 분야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고, 아직은 아무도 그 변화가 인류에게 장기적으로 좋을지 나쁠지는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확실한 건 원하든 원하지 않던 변화는 이미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궁금하다.
이 시간이 끝나고, 우리가 다시 만날 때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사람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