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불가 - 이거 진짜 환불 안 되나요? (4/4)

진짜 환불원정대가 되기 위한 여정 - 법원까지 가보자.

by 이달재

우리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소비자의 권리인 청약철회권,

그리고 그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 디테일한 사례를 살펴보았다.


반복해서 설명했지만,

소비자는 온라인 상거래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7일 내에 청약을 철회할 권리를 갖는다.

구매 후 마음에 안 들면 7일 안에는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는 소리다.


이렇게 법문언에 쓰인 대로 환불을 요청했지만,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한 쇼핑몰의 대응에 마음과 통장이 상할 수 있다.


단순변심에 의한 청약철회를 쇼핑몰(즉, 판매자)가 받아들여주지 않는 경우,

어떤 순서로 대응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1. 먼저,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제도를 이용하자.


판매자들의 환불불가 방침으로 피해를 본 사례라면,

한국소비자원을 통하여 관련 증빙을 제출하여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피해구제란, 소비자가 거래 과정에서 입은 부당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하여,

양 당사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합의를 권고하는 제도이다.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 사안에서는 너도 억울한 면이 있고,

너도 이런 면이 있으니 이 정도로 서로 원만하게 합의하면 어때? 정도의 제안을 해주는 절차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법령에 기반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조정이 이루어지는 만큼,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는 합리적인 조정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과정에서 거래의 상대방(쇼핑몰)이 협조적이지 않거나, 협조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원을 통해 결정된 최종적인 조정안을 이행하는지 여부는 상대방의 의사에 달려있다.


합의를 권고하는 제도이니만큼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증빙을 찾아 들고 간 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제도는 소송비용이 들지 않고,

중간에서 소비자원이 양쪽을 조율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감정싸움에 휘말릴 필요도 없고,

30일 내외로 조정안이 나오는 신속한 절차라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원의 결과에 따라 상대방이 이행해줄 것이라고 기대되는 경우라면,

피해구제 제도를 살펴 진행해보는 것도 좋다.


2. 상대방이 비협조적이라면,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제도나 지급명령제도는 비추.


소비자원의 피해구제를 통해 적절한 합의안을 받았지만,

상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는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그럼 그 다음 단계로 고려하는 것은 대체로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혹은 법원의 지급명령제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도 간단히 어떤 제도인지만 알아보자.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제도에서 원만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다음 단계로 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소비자원에서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식인데,

법원에서 진행되는 소송에 비해서는 절차가 간편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피해구제가 이뤄지지 않은 건들에서 조정 신청이 가능하며,

조정회의 등을 걸쳐 조정결정이 이뤄진다.

대체로 1개월에서 3개월 안에 조정 결정을 받아볼 수 있다.


조정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 하지 않는 경우에는 조정의 내용대로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조정 결정의 내용대로 강제집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지급명령

지급명령은 법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소송절차이다.


채권자가 요건을 갖춰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법원은 별도로 기일을 열지 않고(=법원에 출석할 필요가 없음) 지급명령을 내릴 수가 있다.

아무래도 별도 기일 없이 서면으로만 심사하기 때문에

종종 석명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너의 주장이 이런 면에서 부족한 거 같은데 이런 거 더 추가해서 내줘).


석명에 적절히 답변을 해주면 통상 2~3개월 정도 안에는 지급명령을 받을 수 있다.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기에 이를 가지고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편리해보이는데, 왜 추천하지 않냐고?


여기까지 보면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절차나 지급명령 제도가 편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조정 결정이나 지급명령은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야 효과가 있다.

이의를 제기하면 아무 소용이 없이 어차피 소송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상대방이었으면

이미 소비자원 피해구제 단계에서 원만히 합의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송이 부담스러워 분쟁조정이나 지급명령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시일만 늦어지고 그냥 소송으로 진행될 확률이 80% 이상이라고 본다.


3. 결국 소액소송


소비자원 피해구제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은 경우,

빠르게 소액소송 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원 피해구제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모든 서류들은 잘 갖춰두고, 소액소송에서 활용하자.


참고로 소액소송은 소가{=원고(내)가 달라고 하는 금액}가 3,000만원 이하일 때 진행되는 절차다.

법원에는 각 법원에는 보통 소액사건 재판부가 따로 있고,

가급적 신속하게 종결하기 위해 일반적인 민사소송에는 없는 특성이 몇가지 소액소송에는 있다.


대체로 1회 기일로 종결되기 때문에, 소액 소송의 소장을 제출한 뒤에 변론기일이 지정된다면,
기일 전에 내고 싶은 서면은 다 내는 것이 좋다.


변론기일에서 선고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소액사건 법정에 가보면 알겠지만 정말 재판이 어마무시하게 많다. 종종 정말 말도 안되는 청구가 있는 경우도 있고, 원고가 소장을 내놓고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건들을 빠르게 종결시키기 위해 변론기일에서 곧바로 선고하는 경우가 있다.


소액소송에서 소장은 다음의 내용을 담는 방식으로 작성하자.


(1) 어떻게 구매가 이루어졌는지,

(2) 언제 청약철회를 하였는지,

(3) 이를 판매자는 어떤 취지로 부당하게 거부하였는지.


적는 방식이야 여러가지겠지만 일단은 이 세가지는 담겨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원고는 28년 1월 29일 피고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하여 원피스 구매를 하였고, 28년 1월 30일 단순 변심으로 환불하고자 하였으나, 판매자는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은 불가하다며 이를 받아주지 않았음.


이 정도의 내용만 들어가 있어도 일단은 괜찮다.

다만, 원고의 반품 상태가 괜찮았다는 자료까지 구비해서 진행하면 훌륭하다.

최초 배송시 상태, 반품을 접수하려고 재포장하기 전의 상태 등을 사진으로 남겨놓으면 좋을 것이다.






무분별한 환불요청은 진상이 될 수 있지만,

마음에 안 드는 상품을 환불해달라고 하는 건 소비자의 권리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환불 하나 안받아줬다고 소송까지 가기엔 비용도 시간도 아깝다.

소비에 있어서의 신중함과 소비자의 권리를 잘 알고 따질 수 있는 똑똑함이 둘 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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