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동부지방법원(EDTX), 왜 불리할까?

한국기업이 미국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당했다면

by Lawenna

미국에서 특허침해소송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지역은 어디일까. 최근 통계에 따르면 텍사스 동부지방법원(Eastern District of Texas, EDTX)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한때는 전체 미국 특허소송의 절반 가까이가 몰렸을 정도로 유명했고, 최근에는 델라웨어(Delaware)나 텍사스 서부지방법원(WDTX)과 함께 Top 3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EDTX에 소송이 제기되었다는 소식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경고음이다. 왜 그럴까?


1. 배심재판, 피고에게 불리한 무대

미국의 특허소송은 원칙적으로 배심재판(jury trial)이 가능하다. 배심원은 법률 전문가가 아닌 지역 주민들이다. 문제는 텍사스 동부지역의 배심 성향이다.


원고 친화적 평판: 오랫동안 NPE(Non-Practicing Entity, 특허괴물)들이 이 지역을 선호해 왔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배심이 상대적으로 원고에게 호의적이라는 평가다.

기술적 이해 부족: 특허 사건은 복잡한 기술 설명이 필요한데, 배심이 이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면 “대기업이 작은 특허권자를 억누른다”는 감정적 프레임이 작동하기 쉽다.


배상액 규모: 실제로 EDTX에서는 배심 평결로 거액의 손해배상액이 선고된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국 대기업이 피고로 서게 되면, 공정한 기술적 판단보다는 지역 정서와 배심의 공감 코드에 휘둘릴 위험이 크다.


2. EDTX가 선호되는 이유

NPE들이 EDTX를 찾는 배경에는 제도적 요인도 있다.


신속한 재판 진행: EDTX는 사건 처리가 빠르기로 유명하다. 피고 입장에서는 방어 전략을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판사의 경험: 특허 사건을 많이 다뤄본 판사들이 있어 원고 측이 재판 전략을 세우기 유리하다.


지리적 이유: EDTX 내 마셜(Marshall) 같은 작은 도시 법정은 배심을 소집하기 용이하고, 변호사단 사이에서는 ‘원고 친화적’으로 통한다.


3. Motion to Transfer – 벗어날 수 있는 길

그렇다고 해서 모든 피고가 EDTX에 갇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소송에서는 “Motion to Transfer Venue”라는 절차를 통해 사건을 다른 법원으로 옮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NDCA)이나 델라웨어 지방법원(D. Del.) 등 피고 본사와 더 관련 있는 관할지를 주장할 수 있다.


전략 포인트: 피고 회사의 본사 위치, 연구·개발 인력, 증인, 서버, 문서의 물리적 위치를 강조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TC Heartland 판결 이후, 피고의 ‘주된 사업장’(regular and established place of business)과의 연관성이 관할 판단의 핵심이 되었다.


실무 경험: 실제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EDTX에서 소송이 제기되자마자 Motion to Transfer을 적극 활용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법원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4. 한국 기업을 위한 시사점

시장 진출 초기부터 리스크 관리: 미국 내 판매 구조와 지사 설립 위치에 따라 소송 위험 지역이 달라진다.


소송 초기에 적극 대응: EDTX 소장이 송달되면 바로 로펌과 협의해 Motion to Transfer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배심재판 대비: 만약 EDTX에 묶인다면, 감정적 요소에 대응할 스토리텔링 전략과 배심 설득이 필수적이다.


5. 결론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은 오랫동안 특허권자 친화적이라는 평판을 쌓아왔고, 지금도 한국 기업에게는 부담스러운 무대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관할 이전(Motion to Transfer)이라는 출구 전략이 존재한다.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EDTX 소송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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