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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세웅 Jan 02. 2023

지하철 성추행 기소유예로 처벌 면한 사례

초기대응의 중요성


많은 직장인들의 중요한 출근 수단인 지하철 내에는 항상 다수의 인파가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 시간대에는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로 객실 내부가 사람들로 가득 차는 일들도 벌어지는데요. 그래서 무리하게 승차를 하여 피해를 주는 ‘승차다이빙’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고 이를 금지하고 있는 계도문구를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지하철 내부에서는 타인과 불미스러운 신체접촉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도 많은데요.     


문제는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우연을 가장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는 자들이 일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특정 장소에서 하도 빈번하게 발생하기에 지하철 성추행이라는 단어가 따로 존재할 정도라고 하였는데요. 이를 예방하고 벌하기 위하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이라는 이름으로 법을 신설하기에 이르렀는데요. 과거 시행 초기만 하더라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법정형으로 가볍게 다루던 시절도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성추행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여성 승객들의 불만이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고 법에 의한 제재가 경미한 수준에 이르기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상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크게 바뀌어 가면서 기존 법정형을 더욱 무겁게 다시 정하여 엄벌에 처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사회적 합의점으로 이어졌는데요. 결국 지금 현행 지하철 성추행 처벌은 아래와 같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하였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약칭성폭력처벌법11(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 대중교통수단공연집회 장소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징역과 벌금의 상한이 크게 증가하였다는 점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이처럼 다수의 사람이 몰려서 혼잡할 수 있는 장소에서 타인을 추행할 경우에는 다양한 법적 불이익이 부과된다고 하였습니다. 법정형에 정해진 벌금 및 징역 같은 형벌은 물론 신상정보등록 및 공개·고지취업제한전자장지 부착 명령 등 보안처분이 함께 내려질 수 있다고 하였는데요. 따라서 성범죄자라는 신분으로 막대한 불이익을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더욱이 지하철 성추행 처벌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우선 현행범 체포를 당했다면 보통 사복 차림의 2인 1조로 움직이는 경찰관이 충분한 증거를 수집하여 체포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당시 채증한 영상 및 피해자의 진술은 유력한 증거로 활용되기에 어지간해서는 무혐의 및 무죄를 받아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고 섣불리 부인하다가 가중처벌만 받는 상황에 처해지게 됩니다.     


또한 피해자의 신고로 출석요구를 받거나 추후 경찰관이 출동해 임의동행을 요구받은 사례라고 할지라도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는 최근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피해자의 진술에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여전히 상황은 불리한 정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억울한 사유가 있다고 할지라도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은 것인데요.     


물론 필자는 사안에 맞는 여러 주장을 통하여 무혐의 및 무죄를 받아낸 사례들도 충분히 있으나오늘은 본인도 범행을 시인하고 명백한 증거들이 다수 존재해 지하철 성추행 처벌에 대해서 도저히 무혐의 및 무죄가 불가능했던 사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해당 사례의 변론 목표는 기소유예였는데요. 특히 이 사례는 피해자가 미성년자였기에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범행에 이른 것이 아닌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는 미성년자가 피해자였다는 점에서 어지간해서는 용서를 받기가 어려운 것이 분명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변론 목표인 기소유예라는 처분을 통해서 모든 불이익에서 해방될 수 있었을까요?     


먼저 의뢰인 L 씨는 출근길 범행대상을 물색하다가 한 여성을 발견하고 뒤따라 지하철에 탑승해 손으로 엉덩이를 움켜잡는 방법 등으로 지하철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었다고 했습니다그런데 피해자는 이전에도 유사한 경험을 당한 일이 있었기에 수사기관의 이미 신고를 한 상황이었고 마침 잠복 중이던 사복경찰관들이 L 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미행하다가 범행현장을 목격하면서 현행범체포까지 당하게 되었다고 했는데요.”      


당시 경찰관들이 범행현장을 모두 목격하며 촬영하였고 L씨도 자신의 행동을 시인하고 있었기에 이 사안은 처벌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다만 L 씨는 이전에도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며 강력히 부인하였습니다. 따라서 과거 여죄를 추궁당하는 과정에서 철저히 반박을 하였고 피해자가 결코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현재는 모든 범행 사실을 시인하며 수사에 협조하고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강조하는 변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초기부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지하철 성추행 처벌을 줄일 수 있는 유리한 양형요소를 쌓아나가는 일에 공을 들였는데요. 이에 필자는 L 씨가 해야 할 다양한 준비사항을 안내하였고 별도로 L 씨를 형사소추하여 유죄로 처단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공익을 위해서라고 할지라도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특히나 반성하며 재범할 가능성이 없는 자에게 무조건적인 형벌권 행사는 지나친 남용일 수 있다고 강조하였는데요. 또한 피해자 측과 무사히 합의를 마쳤고 용서를 받은 점도 고려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이에 L 씨는 피해자가 미성년자였다는 사실과 과거 여죄를 저질렀다는 강한 의심을 받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성추행 처벌을 면하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내며 전과도 남기지 않고 모든 불이익에서 해방될 수가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초기부터 신속한 대처를 하지 않았다면 감히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초기대응의 중요성을 많은 법조인들이 강조하는 이유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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