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등강제추행 처벌 무죄 기소유예 방어는
2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남성들이 모여 군 복무를 하다 보면 다양한 사고들이 터져 나오기 일쑤입니다. 저도 병역 의무를 이행하던 당시에 같은 전우끼리 짓궂은 장난을 하는 모습을 수없이 목격했는데요. 하지만 이 장난이라는 것이 서로가 허용할 수 있는 범주 내에 속해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과도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행동이 경우에 따라서는 군인등강제추행 처벌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문제는 피해자가 군인인 이상 일반 형법이 아닌 군형법이 적용되는데, 일반 형법에는 별도의 벌금형 규정이 있는 반면에, 군형법에는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징역형’만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유죄로 판단된 사건에서 선처할 사유가 없어 집행유예를 선고받지 않는 한 무조건 실형 선고를 받는다는 점을 의미했는데요.
더욱이 일반 사병이 아닌 직업 군인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불명예스러운 '당연퇴직'을 당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징계를 원인으로 한 것이 아닌 법률상 임용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행정소송을 통해 다투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업 군인이 군인등강제추행에 연루되어 유죄 판단을 받는 순간 벌금형 선처가 불가능하기에 무조건 직업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리고 법률개정으로 군인등강제추행 같이 군대 내 성범죄의 경우 군 검찰 및 법원이 관할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간 검찰 및 법원이 관할권을 가지고 있기에 군부대 내에 특수성을 감안한 판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특징도 존재했습니다. 실제로 관할권을 민간에서 가져간 이후 매우 엄한 판결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먼저 무죄와 유죄 여부를 따져본 이후에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변론전략을 세워 적극적으로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설사 유죄라고 할지라도 기소유예 혹은 선고유예 처분을 통해 처벌을 면제받는 것이 가능할 수 있으니 섣부른 포기보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였죠.
그렇다면 법률상 말하는 ‘추행’이란 무엇일까요?
대법원 판례는 이에 대해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써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모습,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도334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더해 대법원 판례는 성적 자기 결정 능력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나이, 성장과정, 환경 등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성적 자기 결정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범행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 참조)』고 언급했는데요.
따라서 대법원이 제시하는 ‘추행’의 의미 및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과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침해되었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을 충분히 검토한 다음에 유무죄 여부에 맞추어 필요한 변론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맡았던 군인등강제추행 사건의 혐의사실도, 의뢰인은 같은 부대 내에서 복무 중인 피해자의 성기와 엉덩이를 수차례 반복하여 만지는 방법으로 군인등강제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비록 의뢰인은 장난에 불과하였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정도가 지나쳤고 수차례 피해자가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급자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였으며 피해사실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상당하였기에, 의뢰인의 행위는 추행행위로 보기 충분하고 악의적이진 않았다고 할지라도 고의를 인정할 수 있었던 충분한 상황에 해당했는데요.
따라서 이 상태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형벌을 가중시키는 위험한 선택에 불과하므로 피해자에게 사죄하며 최대한의 선처를 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수사단계에서 기소를 유예받는 것을 목표로 변호업무를 진행했습니다. 만약 이 사건으로 기소가 이루어질 경우 의뢰인의 계획했던 모든 미래가 처참히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최대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요.
실제로 이 사안은 사건 초기부터 함께 경찰조사에 참여하였고 범행경위를 최대한 해명하며 죄질을 희석시키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더불어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도록 애쓰며 여러 선처의 사유가 다분함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린 의뢰인이 이 사건으로 형사소추가 이루어지면 감당할 수 없는 불이익을 얻을 수밖에 없으니 부디 각종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자애로운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고심하던 검사도 결국 ‘기소유예 처분’을 결정했는데요. 이처럼 군인등강제추행 처벌이 문제 되는 상황에서 무죄 및 기소유예 등을 목표로 사건을 진행하길 바란다면 가능하면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초기 대응에 성공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니 서둘러 정확한 법률상담을 받아보시길 권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