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법 제4조에는 결격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해서는 공인회계사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직무와 관련된 범죄가 아닌 모든 형사범죄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므로, 가령 회계사가 음주운전 성폭행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면허 등록 취소가 이루어지고 일정 기간 다시 자격을 취득할 수 없는 징계가 불가피한데요.
오랜 수험생활을 통해 합격하고 고된 실무수습을 마친 이후 취득한 자격이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전문직 자격을 상실하고 생계를 위협받는 어려움에 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와 같은 공인회계사법 규정은 임의 규정이 아닌 반드시 취소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이므로 등록 취소를 피하기 위해서는 오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데요.
물론 이에 대해 너무 가혹하다는 반대 목소리도 상당한 편입니다. 회계 직무와 무관한 형사벌로 인해 전문 자격을 자동 취소시키는 것은 책임의 원칙에 어긋나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지적도 상당한 것이죠.
그렇기에 회계사의 등록 취소 규정을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로 한정하는 방안이 추진되며, 일부 국회의원들 중에서는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회계사가 음주운전 성폭행 등의 범죄 행위로 면허 등록 취소 징계를 방어할 방법은 무죄 혹은 벌금형 이하의 선처를 받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실무상 음주운전과 성폭행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결과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음주운전 중에 사고를 일으켰거나 초범이 아닌 재범에 해당한다면 법원의 양형기준 자체가 벌금형보다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요. 더불어 성폭행도 여러 가지 양형요인에 따라서 징역형의 실형 선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집행유예 선고가 일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성폭행의 경우 벌금형 규정이 없는 범죄 유형도 다수 존재합니다. 강간죄의 경우 법정형 자체에 벌금형 규정이 따로 없고 오직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해놨기에 비록 선처를 받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더라도 현직 회계사의 경우 자격 등록 취소라는 징계를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는데요.
하지만 음주운전 성폭행 등에 연루된 회계사 님들을 마주하면 면허 등록 취소에 이르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오판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것은 사실일지라도 자신의 주관적 입장에서는 직업까지 박탈당하는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될 정도로 죄질이 과하지는 않다고 자의적인 해석을 하는 것이죠. 특히 이러한 특수한 사정을 검찰과 법원이 배려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근거 없이 가지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물론 특정 수위 이상의 형벌을 받을 경우 오랜 노력 끝에 얻어낸 전문 자격 등록이 취소되는 것을 검찰과 법원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은 개인사에 불과하고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한데요. 따라서 여러 양형적인 면에서 선처할 사유가 충분히 있다는 점을 최대한 소명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다른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서라도 일반적인 양형기준에 따른 형벌을 선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벌금형 규정이 없는 성폭행에 연루된 상황이면 너무 쉽게 상황을 포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설사 그것이 불가할지라도 수사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얻어내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우리 법은 유죄라고 할지라도 여러 참작할 사유가 있다면 기소를 유예하여 처벌을 면제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요. 실제로 제가 진행한 회계사 음주운전 성폭행 사건 중에서는 무죄 및 기소유예를 통해 면허 등록 취소 징계를 방어하는 일에 성공한 사례를 다수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진행했던 ㄱ 씨의 사례는 음주운전 재범에 교통사고까지 일으켜 피해자에게 중대한 상해가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정도의 사실관계라면 초범도 벌금형의 선처를 해주지 않는 상황이므로 재범에 해당하는 의뢰인 ㄱ 씨의 경우 매우 암울한 상황임이 분명했는데요. 실제로 검사도 징역형을 구형하며 엄벌을 촉구할 정도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결국 1심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ㄱ 씨는 1심 변호사를 교체하고 항소심을 저에게 맡겼는데요.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를 마치는 것에만 너무 몰두하며 다른 양형요소에 대해서는 미진한 부분이 많았던 것이 주요한 패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과거 범행과의 연관성을 끊어내는 주장을 통해 만성적인 범행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또한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재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일에 상당한 공을 들였는데요. 그 외에도 1심에서 현출 되지 않은 여러 양형사유를 최대한 소명한 결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형의 선처로 감형받는 일에 성공하였습니다.
다음 사례인 ㄴ 씨는 평소 호감을 가지던 여성과 술을 마시고 숙박업소로 이동을 했다가 준강간죄로 고소를 당한 사건이었습니다. ㄴ 씨는 순간의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만취한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스스로도 순순히 인정하고 있었고, 실제로 수사기관이 확보한 여러 증거들에 의해서도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에 이른 것이 명백하였기에 유죄 인정은 불가피하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준강간죄의 경우 벌금형 없이 3년 이상의 징역형만 선고가 가능한 법정형을 두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성폭행을 저지른 회계사 ㄴ 씨가 자격 등록 취소를 막을 유일한 방법은 수사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이들은 구속까지 당하는 상황에서 전과기록도 남지 않고 모든 처벌을 면제받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달라는 요청은 어지간해서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와 함께 초기부터 선처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여러 노력을 쏟은 결과 기소를 유예하는 처분을 받아낸 사례였습니다.
간혹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편법과 사법거래라는 꼼수만 떠올리며 정작 중요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분들도 목격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위에서 소개한 ㄱ 씨의 사례도 전관예루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사건을 진행했다가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자 마음을 바꿔 저를 찾아왔던 것이었죠.
특히나 사회적 비난 강도가 높은 혐오 범죄인 음주운전 성폭행에 연루된 상황이라면 회계사 면허 등록 취소에 해당하는 형벌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므로 절실한 마음을 담은 피땀 흘리는 노력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여러 성공경험을 가진 변호인의 요청사항에 잘 따라와 주시기를 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