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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세웅 Oct 28. 2021

준강간죄 준강제추행죄 처벌 형량과 쟁점

변호사의 시선


성범죄 사건에 대한 문의를 받다 보면 생각보다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 처벌에 관해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혈기왕성한 젊은 친구들이 이성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오늘 변호사의 시선으로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 처벌 형량과 쟁점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20대 직장인 A씨는 클럽에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여성 B씨를 만난 사실이 있었습니다. 수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던 여성 B씨에게 한눈에 반한 A씨는 적극적인 구애를 하였고 함께 밖으로 나가 술을 마시기까지 하였습니다. 서로 관심사도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했던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고 분위기에 휩쓸려 과음을 하였다고 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만취 상태에 이르렀고 가까운 숙박업소에서 잠을 청하고 가기로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숙박업소에 들어간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웠고 그 순간 A씨는 B씨에게 약간의 스킨십을 시도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별 거부반응이 없자 승낙의 의미라고 생각한 A씨는 B씨와 관계를 가졌던 것이죠. 하지만 다음날 일어난 B씨는 A씨를 준강간죄로 고소하기에 이르렀고 순식간에 성범죄자로 몰려 구속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덜컥 겁을 먹은 그는 변호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술에 취한 상대방의 의사를 오해하여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 혐의를 받고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범죄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면 위와 유사한 문의를 자주 듣는 편인데요. 위 사례에서 A씨는 비록 B씨가 술에 취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는 있다고 생각했고 B씨의 반응이 관계를 허락하는 승낙의 의미였다고 이해하여 저지른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해 B씨는 주량을 훨씬 뛰어넘는 과음으로 어느 순간부터 기억을 잃은 상태였고 정신을 차려보니 원치 않는 관계를 가진 사실이 있었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을 떠보니 치욕스러운 범죄피해를 받았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지요.     


일반적으로 준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는 아주 불손한 의도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다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매우 악의적이고 계획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경우가 아닌 상대방이 과음으로 심신 상실 상태에 빠져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취중에 잠결로 내뱉은 상대방의 언행을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들도 참 많은 편에 해당합니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만 오해와 착오가 범죄행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언급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 대가는 매우 가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준강간죄 처벌 형량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 규정이 따로 없기에 만약 유죄 인정이 이루어지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지 않는 한 무조건 실형 선고를 통해 구속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실제로 상당수의 준강간죄 사건들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실형 선고가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준강제추행죄 처벌 형량도 만만치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준강간죄에 비해서는 벌금형 규정도 있고 처벌 수위가 낮은 편이라고 하나 10년 이하의 징역형 혹은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기에 상당히 무거운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성범죄에 대한 전반적인 양형기준이 무거워지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충분히 실형 선고도 가능하지요.     


그리고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의 경우 처벌도 처벌이지만 최대 30년간 신상정보 등록의무가 발생할 수도 있고 다수의 사람들에게 신상정보가 공개·고지당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받고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신세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재범방지를 위한 각종 보안처분은 기본권 침해가 너무 크다며 위헌성 논란도 상당할 만큼 오히려 형벌보다도 가혹하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준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 사건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쟁점들은 무엇일까요바로 범행 당시 피해자가 항거 불능 상태이거나 심신 상실 상태에 빠져 있었는지에 대한 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준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항거 불능 및 심신 상실 상태에 빠져 있음을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하는 경우를 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가 만약 위 A씨의 사례에서 사실은 B씨가 범행 당시 다소 부족할 수는 있어도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상태였고 블랙아웃으로 당시의 기억을 잠시 잃었던 것이라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B씨에게는 황당하고 억울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A씨에게 준강간죄로 처벌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무혐의 및 무죄 선고가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선 현장에서는 피해자가 과연 심신 상실 상태에 빠져있었는지를 치열하게 다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준강제추행죄도 역시나 동일하고요.     


준강제추행죄 및 준강간죄 처벌 형량이 갈수록 무거워지는 분위기에 따라 엄청난 두려움을 가지고 변호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분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혹은 평생에 걸쳐 상처로 남을 피해를 당했는데 가해자가 무혐의 및 무죄를 선고받았다며 도움을 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에게 변호사가 당부할 내용은 단 하나입니다바로 억울한 사유가 있거나 자신의 죗값을 줄이고 싶다면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사건 초기부터 대응을 성실히 하라는 것입니다. 경찰, 검사, 판사가 혜안을 가지고 지혜로운 판단을 알아서 잘 내려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위험합니다. 본인의 의사와 주장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밝히어 반영시킬 수 있도록 행동에 옮겨 보시기 추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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