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표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대리운전자 약 600명 중 절반 정도가 운전 중 폭행·폭언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피해를 받고도 불안정한 근로 지위를 가지고 있는 대리기사들이 업체 측으로부터 여러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상당한데요.
운전 중인 운전자를 폭행하는 일은 큰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성이 크고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을 위협하는 잘못이므로 사회에서 뿌리 뽑아야 할 중대한 범죄 중에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도로 현장에서는 손님에게 폭행을 당하는 운전기사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지난 11월에는 자신을 태우고 이동하던 60대 대리기사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는데요.
형법 제260조 제1항에 따르면 고의로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한다면 일반폭행죄가 성립합니다. 다른 사람의 신체를 단순히 밀치거나 잡아당겼다고 할지라도 처벌이 가능하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므로 피해자와 합의를 할 경우 처벌을 면제받는 것이 가능한데요.
이에 반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10에 따르면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상해에 이르게 할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을 피해 갈 수 없는데요.
사실 과거에는 대리기사폭행 건으로 특가법 운전자폭행죄 처벌을 받더라도 단순히 벌금형에 그치는 사례가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심지어 피해자와 합의를 하면 기소를 유예받는 비중도 매우 많은 수를 차지했는데요. 그렇다 보니 과거에는 운전기사를 폭행하더라도 가벼운 처벌에 그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고, 결국 술에 만취한 취객들로 인한 피해가 끊이질 않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약 10건의 운전자폭행이 발생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여러 사회적 물의를 빚은 버스·택시·대리기사폭행 사건들이 언론을 통해 화제가 되면서 대중들의 인식도 매우 차갑게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사법부에서도 갈수록 양형기준을 강화하는 방침을 세우게 되었고 최근에는 특가법 운전자폭행죄로 처벌을 받는 사례들 중에서는 초범도 구속을 당하는 경우까지 등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제가 담당했던 사례 중에서 2025년 올해에 기소유예를 얻어내는 일에 성공한 사건이 있으므로 아래에서 한 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의뢰인은 술자리를 마치고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귀가하던 과정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대리기사의 얼굴과 어깨를 주먹으로 수회 때려 피해자에게 약 3주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해를 가하였습니다. 이로써 의뢰인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였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줄여서 특가법) 운전자폭행죄 혐의를 받게 되었고, 여러 증거가 명확한 상황이므로 대리기사폭행으로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는데요.
의뢰인은 직업상의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는 자체만으로 신분상 불이익이 상당하였고 범행 경위와 방법이 좋지 않았으며 심지어 폭행 과정에서 차량이 비틀거릴 정도로 사고가 발생할 뻔했던 사실이 있었으므로 선처를 받기는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물론 피해자와 합의를 마치고 선처를 구한다면 구속까지 당할 사안은 아니었으나 벌금형의 선처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처벌 자체를 면제받는 기소유예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편에 속했는데요.
하지만 각종 불리한 사유가 존재하던 대리기사폭행 건이라 특가법 운전자폭행죄 처벌이 가혹할 수밖에 없던 열악한 상황에서도 온갖 노력을 토대로 극복하여 기소유예의 선처를 받은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구체적인 해결방법에 대해 안내를 하였고, 의뢰인도 저를 믿고 최선을 다할 것을 약조하였기에 변호업무에 착수했는데요.
우선 초기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경찰조사 과정에 만반의 준비를 마치는 일부터 진행했습니다. 경찰조사를 받기 이전부터 충분한 준비를 마친 이후 진술에 임하였고, 이 과정에서 협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수사에 협조하며 범행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면서 훌륭히 경찰조사를 마칠 수 있었는데요.
다음으로는 합의를 완강히 거부하는 피해자와 협상하여 원만한 조건으로 합의를 성사시키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거듭되는 읍소와 진정성 있는 사죄의 뜻을 전한 결과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형사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합의를 마쳤다고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유리한 양형사유가 충분히 있음을 최대한 밝히는 일에 집중했는데요.
①의뢰인이 이 사건으로 처벌받을 경우 직업상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 ②의뢰인이 이 사건 이전까지 어떠한 형사처벌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점, ③만취하여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폭행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④의뢰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자진해서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 ⑤의뢰인의 가족과 지인 역시 의뢰인의 평소 바른 행실을 가진 사람으로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을 호소하며 선처를 구하고 있다는 점 등을 주장하였고, 이를 토대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소유예』의 처분의 필요성을 소명했습니다.
위 사례는 처음에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기소유예 처분을 얻어내는 일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성공사례를 소개하니 대리기사폭행으로 특가법 운전자폭행죄 처벌을 받을 경우 기소유예 처분을 얻어내는 일이 매우 쉬워 보일 수도 있으나 이러한 선처를 받는 것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 가능한 결과라는 점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은 벌금형의 선처도 받기 힘든 것이 일반적이니까 말이죠.
그래서 합의를 마치고 인터넷에 퍼져있는 일반적인 양형자료를 제출하는 것만으로 선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냉혹한 현실을 등지는 오판일 수밖에 없습니다. 각 사례마다 핵심적인 쟁점이 무엇이고 이 쟁점을 어떻게 공략하는지에 따라서 모두가 얻지 못했던 결과를 얻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으니 구체적인 변론 전략은 자세한 상담을 받아보실 것을 권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