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법원의 실무 판결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강도가 높은 시절입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지금까지 만취 운전자가 벌인 교통사고로 인하여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물피해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발생하였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였는데요. 특히나 다른 유형의 범죄들에 비해 재범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심지어 마약사범들에 비해서도 높은 재범률로 인하여 음주운전은 초범이라도 경각심 고조를 위하여 엄히 벌할 필요가 상당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일선 법원이 내리는 실무적인 판결 수준도 크게 증가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도 100건 이상의 교통범죄를 변론하고 있고 일선 법원들의 판결을 누구보다 많이 목격하고 있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도 간혹 음주운전 사건들이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중형을 선고받아 크게 당황하는 일들이 적지 않은 편에 해당합니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몇 분들은 술에 취해 운전하는 행동이 경미한 벌에 그치는 것이라 생각하며 냉혹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경찰을 매수하거나 검사 및 판사 출신 변호사를 만나 사법거래와 전관예우를 통하여 구속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들도 더러 있기에 교통범죄에 주력하는 현직 변호사의 입장에서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당황스러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긴 합니다. 대기업 총수에게 50억 원을 주면 구속을 막아주겠다고 거짓 약속을 했다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된 부장 판사 출신 최 모 변호사의 사건을 언론에서 연일 대서특필한 일이 있었음에도 허황된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분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인데요.
자신이 절박한 심정일 수록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에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속는 분들이 있지만 부정한 청탁을 통하여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결코 잊으시면 곤란합니다. 얼마 전 대통령의 가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력 정치인 장제원씨의 아들도 2번째 음주단속을 당하는 과정에서 음주측정거부 처벌로 구속을 당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자신이 부당한 방법을 통하여 노력 없이 선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한 착각임을 어서 알아차리는 편이 좋을 텐데요.
여기에서 우리가 추가로 알 수 있는 한 가지 정보는 일반적인 음주운전에 비해 음주측정거부 처벌이 훨씬 더 불리한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고 할지라도 단속경찰관의 측정 요구에 순순히 협조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자가 2회 재범이라고 할지라도 구속까지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음주운전측정거부죄라면 전혀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실제로 장제원씨의 아들 사례가 이를 반증하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1회라도 잘못을 저질러선 곤란하지만 단 2회째 재범에 해당함에도 음주측정거부 처벌로 구속을 면할 수가 없었던 사례였는데요. 술에 만취해 운전을 한 것도 모자라 측정을 거부하며 경찰공무원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방해한 죗값은 공권력의 신뢰와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엄히 벌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를 가볍게 취급한다면 경각심을 가지지 않고 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자가 속출할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또한 순순히 경찰의 요구사항을 준수한 자를 역으로 차별한다는 비난을 피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이는 법조문에도 명확히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서 차등하여 처벌하는 음주운전 법정형에 비해 음주측정거부 처벌은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혹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형을 규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법정형을 정해두고 있는 편입니다. 물론 이러한 법정형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일선 법원이 다소 느슨한 양형기준을 가지고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법원도 음주운전측정거부를 엄벌에 처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과거보다 현저히 높은 형량을 결정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이처럼 과거에 비해서 음주측정거부 처벌 구속 비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일선 법원의 판결이 초범이어도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결정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만약 이전에 음주·무면허운전, 12대 중과실 교통사고, 사고후미조치 등의 교통범죄 전력이 있는 자가 재범한 경우라면 실형을 결정하는 사례가 눈에 보일 정도로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즉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로 유리한 양형사유에 대해 주장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언제라도 법원은 강력한 형벌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지요.
하지만 여전히 초범에 해당하는 음주측정거부 처벌은 구속을 당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 많은 시민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과거 교통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없으며 단속과정에서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고 경찰관을 심하게 구타하거나 다치게 하는 행동까지 병행하지 않았다면 벌금형 혹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과거보다 높은 형벌을 결정했다고 할지라도 초범이라면 구속까지 당할 일은 없다는 인식이 범행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는 이유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공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보호해야 할 법익이라고 할지라도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과도한 형벌을 결정하는 일은 개인의 기본권을 극도로 침해하는 위헌적인 결정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지금의 양형 수준을 유지하며 일선 법원이 음주측정거부 처벌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대가 흐르고 다수의 인식이 변화한다면 더욱 형벌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겠지요.
만약 여러분이 음주측정거부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고 과거에도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범죄를 저지른 사실들이 있다면 구속이라는 결과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일선 법원의 일반적인 판결 수위가 적용되지 않도록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바입니다. 자신이 법에 의하여 특별한 선처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일선 법원은 실형을 선고할 수 있고 이미 이루어진 1심 판결에 항소하더라도 번복하는 일은 쉽지 않음을 명심하시기 조언하겠습니다(실제로 장제원씨의 아들 노엘씨의 사건도 1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2심 판결이 얼마 전 있었습니다). 부디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했다면 최소한 음주운전전문변호사의 정확한 조언을 경청하도록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