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23. 7. 19. 선고 2023구단10537 판결
1. 피고가 2023. 3. 21. 원고에 대하여 한 운전면허(제1종 대형, 제1종 보통, 제2종 소형,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취소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23. 3. 1. 21:55경 OO시 OO구 OO로 OO길 OO OO점 앞 도로부터 같은 구 OO로OO길 OO OO OO단지 정문 앞 도로까지 약 500m를 혈중알코올농도 0.107%의 술에 취한 상태로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였다.
나. 피고는 2023. 3. 20. 원고에 대하여, 원고의 음주운전을 이유로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호, 제44조 제1항에 따라 원고의 운전면허(제1종 대형, 제1종 보통, 제2종 소형,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고, 같은 달 21.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3. 4. 3.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3. 5. 23.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4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OO업을 영위하며, 차량을 이용한 영업 및 납품 업무가 주된 업무이기 때문에 운전면허가 필수적인 점, 전동 킥보드가 음주운전으로 단속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음주운전 거리가 짧은 점, 원고의 종별 면허를 모두 취소하는 것은 형평에 반하는 점,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그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 목적에 비하여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 · 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7. 선고 98두11779 판결 등 참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정한 운전면허 행정처분기준은 운전면허의 취소처분 등에 관한 사무처리기준과 처분절차 등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운전면허 행정처분기준만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도로교통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누17288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8 내지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운전면허 취소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개인형 이동장치는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시속 25km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아니하고 차체 중량이 30kg 미만인 것으로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하므로, 크기와 속도, 무게 면에서 자동차나 개인형 이동장치 외의 원동기장치자전거보다는 오히려 자전거와 유사하고, 자동차나 개인형 이동장치 외의 원동기장치자전거에 비해 사고시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 재물에 피해를 줄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
② 2020. 6. 9. 법률 제173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도로교통법은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해 별도로 정하지 아니하여 원동기장치자전거로 취급되었고, 이에 원동기장치자전거에 대한 무면허, 음주운전 처벌 규정1)이 적용되었었다. 2020. 6. 9. 법률 제17371호로 개정된 구 도로교통법은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 증가에 대비한 운행규정의 미비를 보완 · 개선하려는 고려 하에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하나로 안전기준을 따로 정하여(시속 25km 이상 운행시 자동정지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규정하되, 위 개인형 이동장치를 "자전거등"에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개인형 이동장치의 경우에도 자동차 등에 포함되어 같은 법 제44조에 따라 음주운전이 금지되나 그 형사처벌에 관하여는 자동차등 음주운전의 처벌규정인 제148조의 2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제156조 제11호에 따라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였다(같은 법 시행령의 미비로 2020. 12. 10. 전까지는 범칙금 규정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전면허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80조 제1항에서 제2조 제19호 나목의 원동기를 단 차 중 개인형 이동장치를 제외하여 운전면허 없이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였고, 같은 법 제93조에서도 개인형 이동장치를 제외하여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의 경우 운전면허 취소 · 정지 처분의 사유가 아니었다.
그러나 2021. 1. 12. 법률 제17891호로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미성년자의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교통사고 등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할 수 있는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에 대해서만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하고, 같은 법 제93조에서도 개인형 이동장치를 제외한다는 규정을 삭제하여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의 경우도 운전면허 취소 · 정지 처분의 사유에 해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위 무면허와 음주운전의 처벌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4장 범칙행위의 처리에 관한 특례 중 제162조(통칙), 같은 법 시행령(2021. 5. 13. 대통령령 제31679호로 개정된 것) 제93조 [별표8] 1의4와 64의2에 따라 각 10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정하였다(현재 시행법령도 이와 같다).
③ 운전면허의 취소에 있어 일반의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와는 달리 그 취소로 인하여 입게 될 당사자의 불이익보다는 이를 방지하여야 하는 일반예방적 측면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빈번하고 그 결과가 참혹한 경우가 많아 대다수의 선량한 운전자 및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음주운전을 엄격하게 단속하여야 할 필요가 절실하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가 더욱 중시되어야 하기 때문인 점을 고려할 때, 앞서 본 바와 같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위험성이 현저히 다른 경우라면 면허취소 및 정지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는 점, 자동차 운전면허의 취소 · 정지로 인한 직업 상실, 이와 연계된 면허의 취소 등 자동차 운전면허의 유무가 현대인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아니한 점, 자동차나 개인형 이동장치 외의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음주운전한 경우 징역형의 형사처벌까지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해 개인형 이동장치를 음주운전한 경우 경미한 범죄로 취급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범칙금만 부과하고 있는 점, 규제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자동차나 개인형 이동장치 외의 원동기장치자전거와 아무런 차등을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행위자가 가진 모든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하는 것은 위반행위에 비하여 과도한 행정제재라고 판단된다.
④ 일반적으로 범칙금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경미한 범죄행위 즉 속도 위반, 주정차위반, 신호지시위반, 통행금지위반 등과 같은 위반행위를 한 자에게 부과하여 경미한 범죄행위를 사전에 막으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간이한 절차를 통하여 행정청이 법규위반자에 대해 일정액의 납부를 통고하고, 그 통고를 받은 자가 기간 내에 이를 납부할 경우에는 해당 범칙행위에 대한 공소를 제기하지 않지만, 납부하지 않으면 형사절차가 진행되는 제도로 유죄를 선고하는 벌금과 그 법적 성질을 달리하고 있다. 한편 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6호에 의하면, 제44조 제1항 또는 제2항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 그 운전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2년간 운전면허 재취득이 금지되나 그러한 경우라 하더라도 벌금 미만의 형이 확정되거나 선고유예의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또는 기소유예나 소년법 제32조에 따른 보호처분의 결정이 있는 경우 각 호에 규정된 기간 내라도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으로 범칙금을 부과받아 납부한 경우에는 벌금 미만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하여 곧바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위 규정에 벌금 미만의 형이 확정된 경우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범칙금을 납부한 경우에는 형벌이 아니라는 이유로 위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벌금 미만의 형은 구류, 과료 2가지 형벌만 존재하고 있고, 구류, 과료에도 해당하지 않는 범칙금을 구류, 과료형을 부과받은 경우보다 중하게 취급하여야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위 조항 문언 그대로 해석하여 범칙금을 부과받는 자는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거나 이의신청을 통하여 즉결심판 절차에서 구류, 과료형을 부과받으면 즉시 운전면허 재취득이 가능해진다). 개인형 이동장치를 음주운전한 경우 결격기간을 통한 면허취소의 실익 즉, 제재적 효과가 없을 수 있고,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이러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고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이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행방법 등에 관하여는 자전거와 같이 취급하여 자전거도로 및 자전거 횡단도로를 이용하게 하거나 도로통행속도를 규제나 난폭운전 금지규정 등의 적용을 배제하면서 그 음주운전의 경우에도 경미한 위반행위에 부과하는 범칙금 부과대상으로 정하고 있으면서도, 음주운전의 경우에만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여 다른 운전면허를 모두 취소하거나 정지하는 것2)은 다른 법 규정의 적용과 조화롭지 못하고, 수범자인 국민들에게 행정작용과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아니하여(행정절차법 제5조 제3항) 위법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⑤ 원고는 1983. 11. 26.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1984. 10. 16. 제1종 보통 운전면허 등을 각 취득한 이래, 이 사건 음주운전으로 단속되기 전에는 음주운전을 한 적이 전혀 없다.
⑥ 원고는 이 사건 음주운전 당시 OO OO구 OO로 OO길 OO 점에서 친구인 OOO와 함께 술을 마친 후 의 집OOO에서 한 잔 더 마시기 위해 어플을 이용하여 개인형 이동장치인 전동킥보드로 의 집OOO이 위치한 같은 구 OOO 까지 이동하였다가 그곳에서 경찰관에게 헬멧 미착용이 적발되어 음주측정을 하게 되었다. 음주운전 거리가 약 500m 정도로 비교적 짧고, 이 사건 음주운전으로 인해 인적 · 물적 피해가 발생한바 없다.
⑦ 원고는 2012년부터 'B'라는 상호로 OOO업을 영위하면서 원고가 직접 차량을 이용하여 거래처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운전면허가 생계유지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