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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미션 Apr 27. 2022

[시사법률] 망 사용료 이슈 알아보기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소송



망 사용료란?


최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진출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의 역대 콘텐츠 중 가장 흥행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넷플릭스가 이처럼 국내에서 성공을 거둘수록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은 근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이 국내 통신사들의 망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지만, 그에 따른 망 사용료는 부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망 사용료’란 말 그대로 인터넷망 또는 통신망 등을 사용하기 위해 부담하는 비용을 말합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동영상을 시청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CP들은 국내 통신사에서 상당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망 사용료에 대한 글로벌 CP들과 국내 ISP들의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글로벌 CP들은 자신들이 해외 본사에서 일본이나 홍콩 등 한국 근처의 서버로 콘텐츠를 가지고 왔으므로 그로부터 국내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은 국내 ISP의 의무라는 입장이고, 국내 ISP는 글로벌 CP들의 트래픽으로 망 증설까지 필요한 상황에서 ISP가 그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소송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글로벌 CP와 국내 ISP의 충돌이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사례입니다. 2018년경부터 넷플릭스로 인한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 지급 요청을 했고, 이후 SK브로드밴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신청을 했으나, 넷플릭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를 거부하고 법원에 망 사용료 지급 채무 등에 대한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소송에서 넷플릭스는 자신들이 직접 접속한 ISP에게는 접속료를 부담하나, 직접 접속하지 않고 콘텐츠를 전송만 하는 경우의 전송료는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넷플릭스의 캐시서버가 위치한 홍콩이나 일본에는 접속료를 지급하지만, 해당 서버로부터 국내로 콘텐츠를 전송시키는 비용은 자신이 아닌 국내 ISP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SK브로드밴드의 국제선 망에는 넷플릭스의 트래픽만이 소통한다는 점, SK브로드밴드의 연결성 제공으로 넷플릭스는 자신의 고객들에게 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이익을 얻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넷플릭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2021. 6. 25. 선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33643 판결 참조).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결정하였으며, SK브로드밴드 역시 넷플릭스가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구체적으로 망 사용료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는 이전부터 국내에도 캐시서버를 무상 설치하여 주는 방식으로 트래픽을 관리하겠다고 제안했으나, SK브로드밴드는 캐시서버 접속에도 비용이 들게 되므로 망 사용료를 지급받겠다는 입장입니다.



향후 심화될 망 사용료 분쟁


관련하여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의8, 소위 넷플릭스법을 신설하여 국내⋅외 CP들에 통신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하였으나, 해당 조문에 따르더라도 CP에는 안정적 전기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만 있을 뿐 망 사용료 지급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CP와 국내 ISP간 망 사용료 부담에 대한 논쟁이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역시 올해 11월 국내 개시를 확정했습니다. 거대 콘텐츠 회사인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만큼 넷플릭스 못지않은 인기가 예상되는데, 디즈니는 글로벌 콘텐츠전송네트워크를 사용하여 국내 ISP에 간접적으로 망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CP들의 국내 트래픽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국내 ISP와의 충돌도 심화될 것인바, 향후 관련 분쟁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MISSION 박진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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