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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미션 Jul 18. 2022

포스코 성폭력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 이 글은 법무법인 미션의 변호사들과 스타트업 포레스트가 만드는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7월 18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스타트업 전문 로펌의 변호사로서, 더욱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매주 월요일에 레터를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어요. #로스규이 신청하기 링크

- 변호사의 관점으로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알면 좋을 법률 지식을 먹기좋게 구워드려요!

기존에 발행된 레터는 #여기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로스규이에서 오늘은 '직장 내 성희롱 대처법’을 노릇노릇하게 구워드려요.



안녕하세요, 변호사 O입니다. 회사 내에서 일어난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성희롱/폭력에 대한 조사위원회에 조사위원으로 참여할 때가 있어요.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하루에 우리가 깨어있는 시간 중 대부분을 보내는 회사에서의 시간이 끔찍하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얼마전에 포스코에서도 충격적인 사건 소식이 있었죠. 직장 내 성희롱과 폭력의 강도도 충격적이었지만, 그에 대한 회사의 대응도 너무 화가 났는데요. 일전에는 #쿠팡, #네이버의 직장내 괴롭힘, 직장내 성희롱 대응이 문제가 되었었는데요. 아직 회사는 직장내 성희롱, 괴롭힘 문제를 개인적 갈등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피해자가 고심 끝에 낸 용기가 좌절되지 않도록, 법에서는 직장내 성폭력, 성희롱에 대한 회사의 대응 의무를 규정하고 있어요. 회사에는 어떤 의무가 있는 지, 의무를 위반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 지, 이번 포스코 성폭력 사건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 지 형사 전문 파트너 변호사 K 님과 함께 짚어볼게요!



로스규이 굽기 조절 


- 독자님이 창업자, 사업주라면?

직장내 성희롱이 발생하게 되면, 사업주에게는 꼭 지켜야 할 의무들이 있어요.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할 뿐만 아니라, 회사의 소중한 일원들을 잃게 될 거예요. 그러니 꼭 미리 알아두세요!


- 독자님이 피해자가 된다면?

회사가 직장내 성희롱, 2차 가해에 똑바로 대처하지 않았다고요? 회사에게 또박또박 따지기 위해서는 먼저 회사에 어떤 의무가 있는지 알아봐야겠죠. 오늘 로스규이를 읽어두면 도움이 될 거예요.



포스코에서는 무슨 일이?



ⓒ 포스코



피해자는 벗어나려고 노력했어요


지난 6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소속 20대 직원(여)이 동료 직원 4명을 특수유사강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어요. 1명의 가해자는 피해자 숙소에 침입해서 유사강간행위를 했다고 하고요. 나머지 3명의 가해자는 회식이나 노래방 자리에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했다고 해요. 피해자는 이미 작년(2021년) 12월에 4명 중 1명을 포스코 감사 부서에 신고했어요.


결과는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가해자는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지고 강제로 끌어안는 등의 꽤나 강도 높은 추행을 했음에도, 포스코는 가해자에 감봉 3개월의 솜방망이 징계처분을 내렸어요. (포스코는 성윤리 위반 관련하여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대외적으로 표방한 것을 고려할 때 징계수준이 너무 약하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퇴근 후 있었던 성희롱도 직장 내 성희롱이야?


네, 그렇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 있어야 해요. 업무와 관련이 있다면, 근무 시간 내에 근무 장소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어도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될 수 있어요. 공식적인 회식 자리는 물론이고, 근무 시간 외에 직장 밖에서 만난 경우, 심지어 출장 중인 차 안, 퇴근길 모두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된답니다.



사업주, 이건 꼭 지키세요!


포스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을까요? 일단 직장 내 성희롱이 일어났을 때 회사, 즉 사업주에게 어떤 의무가 생기는지 알아보아요.


! 아래의 세 가지 의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돼요.


 · 신고 받으면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지체 없이 바로 조사해야 해요.


 · 조사가 개시되면 조사 과정에서 피해근로자에 성적 불쾌감을 유발해서는 안돼요.


 · 직장 내 성희롱이 확인됐다면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반드시 듣고, 피해자 보호 조치 및 행위자 징계 조치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해요.



! 아래의 의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돼요.


 · 회사는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감시·감독 할 의무가 있어요. 피해자에 불리한 인사조치를 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집단 따돌림을 방치해서는 안된답니다.



포스코가 잘못한 세 가지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보다 더 화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포스코는 형식적으로 법에 정해진 절차는 따랐지만, 아래와 같이 다양한 유형의 2차 가해 행위를 이어갔다는 부분이에요.


ⓒ unsplash


[1] 신고 후 돌아온 건 따돌림


징계 이후에 주변에선 피해자를 '별일 아닌 일로 한 가정을 파탄 낸 장본인'으로 지목하며 따돌림이 시작됐어요. 따돌림이 너무 심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성희롱 피해 신고를 후회하기도 했다고 해요.


[2]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서 일한다고?


피해자를 다른 부서로 전출시켰다가 2달 후에 다시 복귀시켜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장소에서 계속 근무하게 했대요. 피해자가 원부서로 복귀한 지 1개월 만에 주거침입유사강간이라는 중대한 범죄까지 발생하게 된 거죠.


[3] 결국 피해자 집까지 찾아가


포스코의 고위 관계자들이 막무가내로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원하는 게 뭐냐’고 묻기도 했어요. 피해자의 아버지에게까지 연락하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죠.



제2의 포스코 사건을 막으려면



[1] 신고를 받으면 빠르게 조사하세요.


실제로는 직장내 괴롭힘이나 직장내 성희롱 신고를 받고도 묵인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나마 포스코는 진상 조사는 했지만, 사실 신고를 받고도 조사하지 않는 경우도 꽤많아요. 2021년 2월에 발표된 직장인 성희롱, 괴롭힘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신고한 사람들 가운데 묵인·방치 등 사업주가 조치 의무를 하지 않았다는 답변 비율은 41.5%나 됐어요. #쿠팡이나 #네이버도 신고를 받고 묵인한 전력이 있죠.


변호사K의 꿀팁 : 조사 위원의 구성은 객관적인 제3자로!


조사 절차에서 한 가지를 강조한다면, 조사위원의 구성을 강조하고 싶어요. 종종 인사 담당자가 가해자와 개인적 친분에 의해서 피해자에 상처를 주거나 피해자를 편견으로 대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더욱 공정한 조사를 위해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에게 사실관계 조사를 의뢰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 unsplash



[2] 조사 결과에 따라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인사 조치하기


조사가 끝나면 조사 결과를 가지고 적절한 대응 조치를 해야겠죠. 신고된 내용이 단순 성희롱이 아닌 성폭력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라면, 즉각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에게 제대로 된 징계조치를 취해야죠.


변호사K의 꿀팁 : 징계 수준 결정도 신중히!


성희롱, 성폭행 사실이 밝혀졌을 때 가장 난감한 건 징계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죠. 징계 양정도 외부 법률 전문가에게 판단을 요청하는 게 좋아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법원에서는 성희롱을 반복적으로 다수에게 장기간 한 경우, 행위자가 근무평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등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경우, 성희롱을 인턴이나 계약직 등 조직 내 약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 등에 있어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인 '해고'도 정당하다고 봤어요.



[3] 2차 가해는 절대 안 돼


행위자를 징계했다고 끝난 게 아니에요. 피해자가 제일 두려운 건 2차 가해인데요. 우리는 오늘 포스코 사건에서 다양한 2차가해 유형을 확인했어요.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1) 피해자를 집단 따돌리는 행위를 방치하거나, 2) 피해자가 원치않는데 찾아가서 화해를 종용하는 것, 3) 가해자를 피해자와 같은 부서로 다시 발령내는 것은 대표적인 2차 가해 사례랍니다. 사건이 종료되고 나서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매우 신중하게 조사를 하고 감독·관리를 해야 해요.


변호사K의 꿀팁 : 2차가해를 막기 위한 첫 걸음은, 비밀 유지 서약서


피해자에게는 조사가 끝난 후 회사에서 제대로 생활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죠. 잊지 말아야 할 첫걸음은 조사 참여 인원 전원에게 비밀유지각서를 받는 건데요. 비밀 유지 각서를 위반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도 강력하게 경고하세요.




정리하자면,

 

직장내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회사와 대표자에게도 형사처벌과 행정제재가 가해질 수 있어요!


회사 내에서 성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실확인을 조사해야 해요.


✔️ 가해자와 피해자에 적절한 조치를 해야해요.


✔️ 2차 가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해요.



- 위 글은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7월 18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매주 월요일에,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알아야 할 법률 이슈 등을 변호사의 관점에서 전해드려요!

- 구독자분들이 로스규이를 쉽고 맛있게 소화할 수 있도록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 변호사의 관점이 궁금한 이슈가 있다면, 레터를 통해 자유롭게 제안해 주세요! 다음 로스규이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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