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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미션 Aug 29. 2022

회사가 망하면 대표도 망하나요?

- 이 글은 법무법인 미션의 변호사들과 스타트업 포레스트가 만드는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8월 29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스타트업 전문 로펌의 변호사로서, 더욱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매주 월요일에 레터를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어요. #로스규이 신청하기 링크

- 변호사의 관점으로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알면 좋을 법률 지식을 먹기좋게 구워드려요!

기존에 발행된 레터는 #여기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일 코너는 곰디의 라운드테이블이에요. 곰디의 라운드테이블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창업자와 투자자 사이의 논쟁을 다룰 예정이에요. 하지만 찬성과 반대의 각진 대립이 아니라, 각 당사자의 관점을 'Round', 즉, 둥근 대화를 통해 이해하는 소통의 공간이랍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처한 상황과 관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존재예요. 하지만 서로가 바라보는 각 관점에 귀 기울이고 편견 없이 소통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깊고 넓게 보면서 '이해'에 도달할 수 있겠죠?


곰디의 라운드테이블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곰디가 함께 나누고 싶은 맛있는 로스규이를 차려두었어요. 언제든 편하게 놀러와서 자리에 앉아주세요. 둥근 대화가 시작됩니다!



- 곰디의 라운드테이블 -

이슈 온 더 테이블 | 이번 달에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이슈

투자자의 마이크 ON | 투자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슈

창업자의 마이크 ON | 창업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슈

곰디의 한마디 | 이슈에 대한 곰디의 INSIGHT






사업에 실패하면 저도 망하나요?


처음 창업을 시작하는 대표님이 많이 하시는 질문이에요. 원칙적 대답은 “아니다.”인데요. 회사는 원칙적으로 회사가 가진 재산 내에서 책임을 지거든요. 하지만 스타트업 계에서는 “그럴 수도 있답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말씀 드릴게요.



사업에 실패하면 창업자도 망하는 이유, 연대책임


사업에 실패하면 창업자도 망하는 이유는 바로 투자계약서에 들어가는 '이해관계인의 연대책임' 조항 때문이에요. 연대책임이란, ‘누군가’와 ‘함께’ 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예를 들어, 회사에게 빚이 있다면, 창업자도 함께 그 빚을 지게 되는 것이지요. 투자계약서에는 스타트업이 투자계약 상 부담하는 책임을 창업자가 '함께' 부담하도록 하는 규정이 종종 들어가요.



창업자에게 제일 무서운 책임은 이것!


연대책임을 져야 하는 창업자, 눈 앞이 캄캄할 텐데요. 그 중에서 가장 무서운 책임은 바로 '주식매수청구권'이에요. 투자자가 스타트업이 망하면 투자금을 다시 내놓으라고 할 수 있거든요. 스타트업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파산 등에 이르렀을 때, 투자자가 스타트업 및 이해관계인에게 ‘내 주식 다시 사가고 투자금 주세요’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식매수선택권이랍니다.


[주식매수청구권 조항 예시] 다음 각 호의 사유가 발견되거나 발생하는 경우 투자자는 그 선택으로 회사 및 또는 이해관계인에 대하여 투자자가 보유하는 회사 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수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이 경우 회사 및 또는 이해관계인은 이를 매수하여야 한다.



벤처투자법 시행령 개정으로 연대책임 제한


새로운 소식이 있어요. 이제 투자계약상 스타트업의 책임을 창업자가 '무조건 함께' 부담하는 규정이 사라질 예정이에요. 즉, 사업 실패로 창업자까지 망할 위험이 줄어들었어요.


중소벤처기업부는 투자계약에서 #이해관계인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제한하고 위반 시 제재(영업정지, 등록 취소)하겠다고 밝혔어요. 벤처투자법 시행령 개정안은 2022. 8. 23.부터 시행되었답니다.


지금까지는 스타트업 투자계약에서는 이해관계인(창업자)에게 연대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했어요. 그런데 중소벤처기업부는 왜 갑자기 앞으로 연대책임 조항을 제한하겠다고 하는 걸까요? 이 조항을 투자자는 왜 넣으려고 하고, 창업자는 왜 빼려고 하는 것인지 한 번 각자의 입장을 살펴볼게요!





“대표님 보고 투자하는 거예요.”



투자유치 경험이 있는 대표님 중 이런 말씀 안 들어보신 분은 없을 거예요. 큰돈을 투자하면서 저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뭔가 나를 인정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거 대표님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 같기도 해서 부담이 되기도 하지요.



대표님 보고 투자하는데, 대표님이 투자계약에 책임 지셔야죠!


투자자들은 아이디어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어요. 스타트업은 특성상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데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시장을 검증하면서 아이디어는 자주 바뀌죠. 따라서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건 구상을 현실화할 위대한 비전과 지독한 끈기를 가진 창업자예요. 그래서 투자자는 대표님 믿고 투자하는데, 대표님이 투자계약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실 스타트업은 책임질 자산이 별로 없기도 해요


사실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자가 책임을 묻더라도 책임질 자산이 별로 없는데요. 이해관계인에게 연대책임을 요구하는 조금 더 실무적인 이유죠. 주식회사는 주주가 주식회사의 채무에 대하여 직접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주식회사 유한책임의 원칙)이에요. 별다른 자산이 없는 스타트업은 투자계약상 여러 금전적 채무를 책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보니 이해관계인(창업자)에게도 함께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거예요.




대표님 보고 투자하니 대표님이 책임져야 한다는 투자자의 입장, 나름 이해가 돼요. 그러면 창업자는 왜 이해관계인(창업자)의 연대책임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할까요?



“성과는 나누는데 리스크는 왜 저만 부담해야 하나요."



투자는 대출과 다르죠


기본적으로 투자는 리스크를 부담해요. 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자금 대여와 다르죠. 주식회사에 대한 투자는 회사의 성장에 따른 높은 수익을 나눌 수 있는 반면에 회사가 어려워지면 투자한 원금까지 상실하는 리스크를 부담하게 되니까요.



벤처투자의 본질은 High risk, High return


스타트업 투자는 투자 중에서도 리스크가 높은 모험자본이라고 불려요. 스타트업이 창업 이후 투자까지 유치한 뒤에도 성장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 창업자는 물론이고 투자자도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이에요.



투자자는 High return만 취해서는 안돼요


창업이 실패하는 경우 투자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않게 돼요. 원금과 이자를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반해 한 번 창업에 실패한 창업가는 그 누적 투자금만큼이나 많은 채무에 허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스타트업 창업가의 재도전 및 창업 활성화에 큰 장애물로 작동하게 될 거예요.





“실패는 연대를, 경영에는 책임을”



최선을 다하여도 실패할 수 있어요. 그리고 실패의 결과가 고통스럽지 않을 수는 없죠. 창업도 투자도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삶도, 위험의 영역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양 항해가 아닐까요?

실패에는 아픔이 따르고 때로는 책임도 따라요. 다만, 스타트업 창업의 실패에 따른 책임을 오로지 창업자에게만 묻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실패는 연대를


투자자는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으면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투자원리금을 확보해내는 사채업자가 아니에요. 따라서 스타트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할 땐, 창업자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연대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다만, 적정한 경영상 책임을 빼놓아서는 안되겠죠


벤처투자법 시행령 개정안은 창업자에 대한 투자계약상 연대책임 부과는 제한하면서도, 경영상 중대한 잘못으로 투자 손실을 초래했다면 기존과 같이 창업자에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어요. 그런면에서 중소 벤처기업부의 규제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창업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면 책임져야


창업자는 경영상 책임을 언제 부담하게 될까요? 투자계약상 의무 위반이나 기업의 실패가 창업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때문인 경우라면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죠. 기업의 경영 실패에 대하여 창업자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귀한 ‘남의 돈’을 쉽게 여기는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이러한 윤리와 책임의 부재는 궁극적으로 스타트업과 투자 생태계 전반을 붕괴시킬 수 있고요.


구체적으로 배임, 횡령, 핵심기술 유출,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등이 바로 '이해관계인(창업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해당해요.




창업가라면,

투자계약서에서 딱 한 조항만 확인한다면 주식매수청구권!            

주식매수청구권을 투자자가 이해관계인에게 언제나 행사할 수 있게 되어있다면, 이해관계인에게 고의, 중과실이 있는 경우만 투자자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수정을 요청하세요!            


투자자라면,            

투자계약서에서 언제나 이해관계인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이제 업무 정지나 등록 취소 등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제외하세요!    

이해관계인의 고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투자사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면 OK!            





- 위 글은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8월 29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매주 월요일에,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알아야 할 법률 이슈 등을 변호사의 관점에서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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