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은 자본이 사회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곳에 배분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증권을 투자하는 투자자로서는 회사의 구체적인 상황을 전부 알 수 없기 때문에 증권시장에서는 회사와 투자자의 정보의 비대칭이 생깁니다. 투자자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볼 위험이 상시 존재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게 두개의 법을 제정하였습니다. 제정된 년도에 따라 이름 붙여진 두 개의 법은 1933년법(Securities Act of 1933)과 1934년법(Securities Exchange Act of 1934)입니다. 미국에서 “증권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위 두 법을 의미합니다.
먼저, 1933년법은 회사와 투자자의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 “공시(Disclosure)”의무를 규정하는 법으로서 등록신고서(Registration Statement)를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할 의무와 사업설명서(Prospectus)를 일반투자자에게 교부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1934년법은 정보의 공시보다는 각종 불공정행위의 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법으로서 구체적인 내용은 상당부분 미국 SEC가 제정하는 각종 Rule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933년법은 공시 및 등록의무가 면제되는 여러 가지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회사들은 공시 및 등록 자체가 비용이기 때문에 면제조항을 이용하여 공시 및 등록의무를 면제받고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회사들로서는 공시 및 등록의무 면제대상이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면제조항은, "공모(public offering)"가 아닌 증권의 발행(“사모”발행)에 대해 공시 및 등록 의무를 면제하는 조항인데, 여기서 "공모"와 "사모"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SEC가 제정한 Rule이 Regulation D(1982)이고, 미국 스타트업 및 VC들은 Regulation D, 특히 그 중 Rule 506을 이용하여 등록 및 공시에 대해 면제를 받고 있습니다.
Rule 506은 Rule 506(b)와 Rule 506(c) 두 가지 방법으로 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먼저 Rule 506(c)는 적격투자자(Accredited Investors)에 한해서 광고(Advertising) 및 청약의 권유(Solicitation)를 할 수 있도록 했고, Rule 506(b)에 비해 강화된 적격투자자(Accredited Investors) 확인 요건 등과 같은 조건을 추가적으로 요구합니다.
위와 같은 추가적인 조건 때문에 대부분의 벤처캐피탈 펀드를 포함하는 사모펀드는 Rule 506(b)로 자금을 집하는데, Rule 506(b)는 다음의 요건을 만족하면 등록 및 공시를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 투자자 모두가 적격투자자(Accredited Investor)이거나 투자의 위험과 수익을 평가할 능력이 있는 금융 등에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투자자(Non-Accredited Investor) 35인 이하에 대해 매매를 할 것, 둘째, 모든 투자자에 대해 증권의 매매와 관련해 광고 및 일반적인 청약의 권유(General Solicitation)를 하지 않을 것, 셋째, 적격투자자는 투자를 위해 증권을 매매해야 하고 재매매(Resale)하지 않을 것이 면제 요건입니다.
위 규정들에서 “Accredited Investor”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Regulation D의 Rule 501은 다음 8가지 유형의 적격투자자(Accredited Investors)에 대해 정의하고 있습니다.
① 기관투자자, 은행, 보험사, 연기금, 투자회사,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SBIC(Small Business Investment Company) 등, ② 1940년 투자자문업자법 sec.202(a)(22)에 정의된 사모 BDC, ③ 세법 sec.501(c)(3)에 따른 기관(Organization), 증권의 취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자산 총액이 500만 달러가 넘는 회사, 사업신탁, 조합 등, ④ 청약 또는 매도되는 증권 발행인의 이사, 임원, GP(General Partner), 주요내부자, ⑤ 당해 증권 매수 시점을 기준으로 순자산액이 100만 달러(부부 합산)(거주부동산 제외(Primary Residence))가 넘는 개인(자연인), ⑥ 최근 2년간 연소득이 20만 달러(부부 합산 30만 달러) 이상이었고 현재에도 앞의 기준 이상의 소득 수준이 예상되는 개인(자연인), ⑦ 당해 증권의 취득을 설립 목적으로 하지 않는 자산 총액이 500만 달러 이상이며 숙련된 경영진에 의해 운영되는 신탁(Trust), ⑧ 지분의 소유자가 모두 적격투자자(Accredited Investor)인 단체.
즉, 공시 및 등록 의무를 면제해주더라도 투자자가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이나 자산을 가진 사람인 경우에는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에 그러한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을 때에는 회사의 공시 및 등록의무를 면제해주는 것입니다.
미국 VC나 PEF가 조성하는 펀드를 통하여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VC/PEF가 자신이 조성하는 그 펀드의 LP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Accredited Investor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스타트업에 직접 지분 투자하는 경우에 지분인수계약 등에 투자자가 Accredited Investor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실제로 Accredited Investor임을 증명하는 Paper(변호사의 확인서, 공공기관의 인증서 등)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투자자의 진술 및 보장 조항에 투자자가 Accredited Investor라는 내용을 포함시키되 추후 Paper를 요구할 때 제출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게 하는 조항이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Accredited Investor가 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