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책하나
제대로 된 동네도서관 하나 없는 내가 사는 곳에 비로소 동네 도서관이 생겼다. 아담한 규모에 책을 읽을 공간도 충분하고 아직 덜알려져서 사람이 적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책은 많지 않았지만 특히 영어소설만을 모아둔 코너가 눈에 띄었다.
나는 내용을 모르는 책을 선택할 때 가방에 넣어도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얇고 책표지의 색감이 예뻐서 볼 때마다 읽고 싶어져야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리저리 영어소설을 둘러보다 위의 원칙에 부합하는 책을 골랐으니 그것이 Joan Bauer 의 "Hope was Here" 였다.
주인공 Hope는 미숙아로 태어나 엄마에 의해 어릴적부터 이모에게 맡겨진다. 이모 역시 웨이트리스 였으며 이모에게 길러지는 주인공 역시 엄마를 닮았으며 주인공의 엄마는 웨이트리스이나 웨이트리스 직업을 고귀하게 생각하고 전문직 못지 않은 프로페셔널리즘을 가지고 있다.
이모는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하고 다른 도시로 떠나가게 된다. 이모와 주인공은 여러 도시를 떠돌다가 마침내 위스콘신의 멀허니라는 곳에서 GT라는 레스토랑 주인을 만나고 GT를 대신하여 이모는 식당을 관리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로 주인공은 GT가 변화가 필요한 도시를 바꿔보기위해 시장선거에 나가면서 일어나게 되는 흑백선전, 비방, 음모 등 어른들 세상의 어두운면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성장 소설이다. 주인공은 선거에서 어려움에 맞딱드리지만 그때마다 굴하지 않고 현명하게 해결해가는 GT를 보며 자라난다. 또한 주인공의 이름처럼 병들은 GT는 이모와 주인공을 만나서야 자신이 하고싶었던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 (hope) 를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GT는 선거에서 이기고 주인공의 아버지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꼭꼭 기록해두었던 주인공. 새로운 아버지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러주며 이모가 돈을 뺐긴 사실에 대해 원망한다.
그러나 GT는 그러한 일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이모와 주인공이 올수 있었고 와서 우리를 만날 수 있었냐고 한다.
희망이란 어디에도 있으며 그것을 통해 작은 인연을 찾는 것도 사람의 몫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And we learned that you don't have to be famous or rich or physically healthy to be a leader. You just have to try to be a true person. We learned that helping other people brings out the good in everybody.”
우린 리더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유명하거나 돈이 많거나 육체적으로 건강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배웠어. 단지 진실된 사람이기 위해 노력하기만 하면 되.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도우면 모든 사람들에게서 선한 면을 끌어 낼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지.
오래 동안 따스하고 가슴찡하도록 만든 책, 이글을 읽는 분들도 한번 도전해보았으면 한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이 책은 쉬운 영어로 쓰여져 있어 빨리 읽힌다. 미국에서 뉴베리상을 수상하였고 청소년을 위한 도서로 쓰여진 것으로 짐작된다. 청소년을 위한 도서이지만 주저앉을 만큼 힘든 시기에도 항상 희망이 숨어있다는 격려의 이야기를 읽고 싶은 분들이라면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