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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 백전백승 전략을 구상하며

실생활에 활용해보자

by 상하이 빵변

솔직히 말하면, 슬프게도 요즘에는 몸이 무거워지고 게을러지고 무슨 공부를 시도해도 예전처럼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말하자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늘어나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우는 게 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든 적도 많다.


사실 외국에 살면 원하는 한국책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서, 평상시에 밀리의 서재 앱 구독을 통해 지식을 많이 접한다. 그래도 하루에 한권이나 두권씩은 꼬박 읽고, 1년이면 몇 백권의 독서가 쌓이게 되는데도 머리가 명쾌해지기는 커녕 텅 비어가는 이 느낌은 대체 뭐지 싶다. (나이 탓으로 돌리기에는 아직 40대도 아닌데)


아침에 눈뜨고 식사를 하면서 유튜브 시청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어버려 요즘 푹 빠지게 된 주제로 단연 미국 경제와 주식, 조기 은퇴(Early Retirement) 아니면 경기 침체, 장기 인플레이션과 같은 내용을 즐겨본다. 다큐멘터리나 경제 방송을 챙겨보면서 언뜻 경제 공부는 되는 거 같으면서도, 솔직히 제대로 이해한 건지 싶을 때가 많다. (즐겨보는 경제 유튭 채널: 소수몽키 / 슈페TV / 박종훈의 경제한방 등) 무슨 거창한 은퇴 플랜이 있는 건 아니고 퇴직금이 없는 변호사 직업의 특성상 노후자금이라도 차근히 모아볼 겸에 이제서야 자산 계획을 세우고 투자도 하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건강히 허락되는 한 최대한 오래 하고 싶다!


돌아보면, 로스쿨에 다닌 시절에는 학업적인 스트레스는 무지 받았을 지언정, 빽빽한 스케줄의 다이어리를 채워 넣으면서 뭔가 인생이 꽉 차있고 펼쳐져있는 느낌을 받았던 거 같다. 하지만 로스쿨 졸업 이후 결혼 생활을 하고 육아에 전담하고 잠시 일까지 쉬게 되면서, 일상의 패턴이 무너지고 루즈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불안한 마음에 그 사이에 뭔가를 열심히 하긴 했었다... 중국어 학원에 열심히 다니고 HSK 중국어자격능력시험 6급을 취득해서 중국에서 박사과정에 입학하였고, 나름대로의 노력 끝에 해외에서 경력을 이어나가는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태초부터 너드 기질을 갖고 태어난건지,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은 나에겐 책읽는 시간이 진심으로 너무나 행복하다. 공부가 취미인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할 수도 있고, 방구석에서 세상 돌아가는 일을 관찰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느냐만은, 본인이 행복을 느낀다면야 그 의미가 결코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국 손자병법서에 나오는 '지피지기 백전백승' 전략은, 국가나 회사, 기관 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고대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네 생존을 위해서는, 세상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미국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미국과 패권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을 아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본다(왜냐하면 좋든 싫든 우리에게 경제적, 정치적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30년이 훌쩍 넘도록 살아보니, 뭐든지 알아두면 독이 되기보다는 예상치 못하는 도움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오히려 그 당시에 깊게 파서 제대로 알아뒀더라면 좋았을 텐데 싶은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2018년에 비트코인을 제대로 공부해서 몇개 사서 보유했더라면, 결혼 상대를 좀 더 신중하게 결정했더라면, 뭐 이런 것들이다..)


아직은 온라인상으로 중국에 대한 경험이나 법 지식을 나누는 한국어 채널이 많지 않아 그동안 경험으로 쌓은 내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유익한 영향을 끼치면 좋겠다는 단편적인 생각에서 출발한 브런치북 '상하이는 트위스트를 추지 않는다'를 끝마치게 되었다. 물론 초기에 계획한 바에 비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중구난방식으로 적어나가면서, 마감기한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였으며, 주제와 관련된 내용도 애초 기획한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도록 부실한 거 같아서 마음도 한참 무겁고 부끄럽다.


그렇지만, 이렇게 글을 연재해보는 기회가 소중한 만큼, 네이버 브런치의 이런 시스템을 계속 활용해서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싶다. 앞으로도 나를 비롯한 브런치 꿈나무 작가들을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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