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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법은 조변 Oct 18. 2023

에필로그: 로스쿨 1기의 변호사 10년

30개의 글을 다 쓰다니, 뿌듯하지만 아쉽기도 합니다.


에필로그를 작성하기 전에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끄적였던 종이들을 다시 찬찬히 봤습니다.

깜빡한 소재가 있었는지, 애초의 기획 의도대로 잘 썼는지 살펴보니, 얼추 다 들어간 것 같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lawschool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서, 저에게는 두 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저는 아주 사소한 것을 굉장히 있어 보이게 잘 포장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변호사라면 누구나 다 겪는 일, 누구나 고민하는 일, 다 그렇게 살아가는 삶을 뭔가 있어 보이게 잘 포장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가 겪은 순간들은 그렇지 않았는데, 잘 포장한 것 같아서 조금 뿌듯하기도 합니다. 매우 평범한 변호사의 일상을 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변호사가 되실 분들의 미래는 저보다 훨씬 더 밝고 있어 보일 것입니다. 저의 시행착오를 잘 참고하시어 더 멋진 변호사 라이프를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로스쿨과 변호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분들께도 조금 더 진솔한 변호사의 일상을 보여드릴 수 있어 참 좋았고 감사했습니다.


또한, 저는 어려운 것을 쉽게 잘 설명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데, 학문적으로 잘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사항도 잘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자소서를 쓸 때, 면접을 볼 때, 첫 출근을 했을 때, 이직을 할 때 등등 아무도 알려주지 않지만,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로스쿨 후배님들 앞에서 조금 더 생생한 저의 경험을 전하고 싶습니다.

갓 변호사가 된 후배님들께는 직접 뵙고 도움이 되는 '잔소리'를 할 기회가 오길 희망해 봅니다.


한편,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아쉬운 점도 제법 많이 있었습니다.


성공한 변호사의 필요조건은 무엇인가?

변호사의 전문성을 어떻게 갖추어지는가?

변호사에게 특정 산업과 마주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변호사에게 '정치'란 어떤 의미인가?


제가 쓰고 싶었지만, 도저히 쓸 수 없었던 주제입니다. 감히 논하기에는 10년의 경력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다시금 '로스쿨 1기의 변호사 20년'을 쓰게 된다면, 깊이 고민하여 잘 써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풍부한 교양, 인간 및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유ㆍ평등ㆍ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전한 직업윤리관과 복잡다기한 법적 분쟁을 전문적ㆍ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 및 능력을 갖춘 법조인의 양성에 있다.


로스쿨의 교육이념입니다(법학전문대학원법 제2조).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풍부한 교양과 인간 및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라고 합니다. 그것이 로스쿨 도입의 목적입니다. 환자 없이는 의사가 있을 수 없듯이, 고객 없이는 변호사가 있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고객을 위한 변호사, 그런 변호사를 양성하는 로스쿨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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