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의사에 의한 면직을 말합니다.
그리고 3월 1일 자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용 발령이 났습니다.
공무원 임용관계는 일반적인 근로관계와 조금 다릅니다.
의원면직의 경우 당일 0시 0분 0초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3월 1일 의원면직은 2026년 2월 28일 23시 59분 59초까지 공무원 임용관계가 있음을 말합니다.
따라서 3월 1일 자로 경북대학교 임용 발령이 나더라도 공무원 중복 임용관계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금요일 저녁 9시 30분.
원래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서 밀려있는, 쌓여가는 일을 하기 시작하는 시각입니다.
이제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금요일 저녁, 주말 내내 다음 주 국무회의 관련 숙제가 떨어지지 않을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그 주 국무회의 관련 지시사항이 내게 오지 않을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주일 내내 긴급한 업무,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업무가 올까 봐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됩니다.
응급실에서 응급환자를 기다리는 의사, 언제 불이 날지 모른 채 항시 대기하는 소방관의 마음과 조금은 비슷했습니다. 저는 의무소방원 12기입니다. 소방관으로 지낼 때의 마음과 비슷한 마음으로 지난 1년, 법제국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언제 불이 날지 모르는,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그 불안함.
제가 있는 국에 국장님은 1분이 계십니다. 당연합니다.
과장급인 법제관은 8분이 계십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자인 서기관과 사무관은 총 9명이 되었습니다.
제가 의원면직을 하고 나니 10명에서 9명으로 줄었습니다.
정부조직인 중앙행정기관 1개 국에 과장이 8명이고 실무자가 9명입니다.
실무자가 20명이 있어도 모자랄 것 같은데 절반도 안 되는 9명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업무를 인계하지도 못하고 면직했습니다.
4월 2일에 제때 시행해야 하는 법령,
4월 21일에 제때 시행해야 하는 법령,
5월 23일에 제때 시행해야 하는 법령이 차례로 있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여러 경로를 통해 요청을 했지만,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저의 의원면직 인사발령만 났고,
저의 후임 전보 인사발령은 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하고 있던 업무가 결코 적지 않은데,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어떻게든 되겠지만, '법령'은 개별 계약과 달리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합니다.
법률의 시행일에 맞추어 하위법령이 풀 패키지로 제때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러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8년. 제가 법제처에서 근무했던 기간입니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행정법과 민법을 강의하기도 했고,
지자체의 조례안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검토하기도 했고,
공무원의 법적인 의문을 신속히 상담하고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성평등가족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령 제정안과 개정안 수십 건 심사하면서,
해당 법령안의 합헌성, 적법성 그리고 적정성을 검토했습니다.
국정과제를 실현하는 법령안은 3주 만에 접수부터 공포 시행까지 신속히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는 입법과 행정, 정책과 사업을 잘 이해하는 참 드문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경북대학교 행정법 교수로 갈 수 있었습니다. 법제처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좋은 기억만 남기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구 경북대 산격동 캠퍼스로 몸과 마음을 옮깁니다.
이제 늘 공부하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삶을 살겠지만,
더 이상 "당장 오늘", "늦어도 내일"이라는 시한에 쫓겨 살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질 것입니다. 더 이상 나의 긴박함을 남에게 투영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만으로 참 다행입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삶.
상대방을 충분히 존중하는 삶.
저 자신도 잘 챙길 수 있는 삶.
형식보다는 내용에 집중하는 삶.
결과만큼 과정도 아름다운 삶.
권력과 권한에 기대지 않고 합리성과 타당성으로 설득하는 삶을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