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파리 샤를 드골 공항, 그리고 파리 에어비엔비
6월 26일, 오후 1시 비행기였지만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났다.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가 멀기 때문도 있지만, 공항 구경도 나의 여행의 시작이고, 2터미널 구경이 기대 되기 때문에 나는 일찍 공항으로 떠났다. 인천공항 2 터미널은 동생이 교환학생을 끝내고 귀국하면서 그때 동생을 보기 위해 처음 갔었다. 그 이후로 내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가는 2 터미널은 처음이었다. 서울에서 리무진을 타고 2 터미널을 도착한 후 나는 유튜브의 브이로그처럼 한 손으로 캐리어를 끌며 멋있게 입장하려고 했지만, 역시 현실은 달랐다. 2 터미널은 크고 복잡해서 나는 대한항공의 카운터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겨우 카운터를 찾았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줄이 길었다. 물론 기다릴 각오를 하고 공항에 일찍 간 것이었지만 그래도 기다리기는 싫어 주변을 둘러보니 셀프 체크인이 있었다. 역시 밀레니얼 세대답게 셀프 체크인 정도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여권을 인식하고 자리를 확인하니 생각보다 금방 체크인이 되었다. 그리고 짐도 부치니 생각보다 너무나 일찍 체크인이 끝나버렸다. 그제야 공항의 풍경들이 보였다. 그리고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의 여행의 시작이 보였다. 분주한 여행사들의 카운터를 지나 미리 사둔 해외 유심을 찾으러 갔다. 유심도 받고, 바로 면세점으로 들어갔다.
몇 년 전에 갔었던 여행들 때는 출국 심사를 받기 위해 무조건 사람을 만나야 했는데, 이제는 기계가 내 출국 심사를 해주었다. 셀프 체크인부터 출국 심사까지 나는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대한민국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무언가 낯설면서도 세상이 이렇게 빨리 바뀌는 것에 대해 놀랐다. 요즘 세상은 무언가 고집하기 어렵다. 고집하고 그 자리에 있다 보면 세상은 바뀌고 나만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무인 출국 심사가 가능하다고 하는 친구에게 아니라고 대면으로 해야된다고 우기다가 뻘쭘해진 나에게 하는 말이다.
2 터미널의 면세점은 1 터미널의 면세점보다는 많이 작았다. 사실 인천공항의 면세점은 세계적으로 비교했을 때 매우 큰 편이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면세점에서 한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물론 한식을 먹었다. 비빔밥.) 쇼핑도 하고 커피도 사 먹으니 금방 비행기 탈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12시간의 비행이 시작되었다.
대한항공을 탔을 때의 가장 장점은 기내식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맛있다. 장거리 비행을 하면 기내식이 두 번 나오는데, 나는 매운 닭찜과 낙지 덮밥을 먹었다. 보통 양식과 한식의 선택 옵션이 나오는데, 난 무조건 한식을 선택했다. 양식은 이제 3주 동안 질리게 먹을 테니까. 그리고 매우 추웠다. 담요를 항상 덮고 있었다. 비행기 안은 항상 추운데, 나는 당연히 에어컨을 트는 줄 알았다. 비행기는 에어컨을 트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 밖이 매우 춥기 때문에 오히려 난방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금 충격이었다. 에어컨을 안 튼다는 것이 충격이 아니라 내가 그 사실을 몰랐다는 충격.
비행기 안에서는 나름 바빴다.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계획도 짰다. 사실 유럽 계획을 짜는 것을 계속 미루다가 급하게 여행 전날 짰다. 그마저도 3주 중에 2주 정도만 대충 짜서 나머지 1주도 짜야했다. 뮌헨과 프라하 여행 서적들을 읽고 가고 싶은 곳을 고르고, 친구와 상의해서 날짜에 일정들을 집어넣는 작업들을 했다. 잠도 조금씩 자고. 그렇게 파리에 도착했다.
후텁지근한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교통권 나비고도 샀다. 그리고 숙소에 가기 위해 RER을 탔는데.. 너무 더웠다. 공교롭게도 내가 유럽에 간 그때, 유럽에 몇십 년 만의 최악의 더위가 왔다. (뉴스를 보니 이 더위는 지금도 진행 중인 것 같다.) 사하라 사막에서 온 더위라는데 중요한 건 유럽은 원래 그렇게 더운 나라가 아니어서, 에어컨 시설이 잘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지하철이고 버스고 거의 에어컨이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숙소로 가는 내내 땀을 흘리며 지하철을 탔다. 그래도 창 밖 풍경이 날 설레게 했다. 내가 파리에 또 왔구나. 드디어 왔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리고, 에어비엔비 집찾기 고난이 시작되었다.
파리는 에어비엔비 숙소를 예약했다. 파리 중심가에서 먼 쪽, 특히 북쪽에 위치한 구들은 위험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파리 중심쪽으로 숙소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파리답게... 호텔은 너무 비싸 에펠탑 근처의 에어비엔비를 구하게 되었다. 에어비엔비 숙소 주인은 메세지로 자신이 파리에 없어서 비밀 장소에 열쇠를 숨겨놓았다고 찾아가라고 했다. (도대체 이건 무슨 유머일까 한참 고민했다) 그래서 우리는 주인이 알려준 장소를 찾아갔는데, 주소만 알려주고 도대체 어떻게 열쇠를 찾으라는 말이 없어서 이 장소가 사물함인지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건지 몰라 거의 30분을 헤맸다. 그 장소가 식당을 의미하는 것을 알아채고, 한참을 헤맨다음 식당 종업원에게 물어봤다. 에어비엔비 열쇠를 어디서 찾을 수 있냐고. 그 종업원은 바로 아~! 하면서 어떤 상자를 가져왔다. 키를 든 상자를. (이럴거면 종업원에게 키에 대해 물어보라고 알려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에어비엔비 주인님~!) 겨우 키를 찾을 수 있었지만 숙소 찾기 난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는 밤 9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하지만 유럽은 백야 때문인지 그 시간까지 밝고, 거리에도 사람이 무척 많았다. 그리고 무척 더웠다. 캐리어를 들고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적힌 주소로 가서 주인이 적어준대로 검은 키를 출입구의 문에 달려있는 검은 센서에 데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별 방법을 다 써봤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고 우리는 지나가던 (추청하기에) 프랑스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친절하게도 그 분은 우리가 잘못된 주소에서 키를 데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주소 10으로 가야하는데 우리는 6에서 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 건물과 주소 체계가 다른 것을 쉽게 알아채지 못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건물로 가니 문이 아주 잘 열렸다. 그리고 2층으로 가니, 이제는 방문이 안열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와 나는 땀으로 녹초가 되었다. 잠시 생각해보니, 유럽은 한국의 1층이 0층이고 2층이 1층이라는 것이 생각이 났다. 한층을 더 올라갔다. 문이 아주 잘 열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유럽여행 첫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도 더웠지만 그래도 도착했기에 매우 기뻤다. 에어비엔비 숙소는 생각보다 크고 아늑했다. 우리는 지하철역에서 숙소로 오다가 본 마트에 가서 간단하게 장을 보기로 했다. 마트는 10시에 닫고 우리는 거의 9시 40분에 숙소에 도착을 성공했기에 급하게 마트에 갔다. 마트는 입구에 비해 안이 매우 컸다. 지하도 있어서 없는 식재료가 없었다. 그리고 마트답게 아주 시원해서 마트에 오래있고 싶었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었다. 급하게 과일과 내일 아침에 먹을 인스턴트들, 물 등을 샀다.
이미 녹초가 된 나와 친구는 씻고 바로 자기로 했다. 이렇게 유럽여행 첫날, 파리에서의 첫날이 끝났다. 아! 그리고 역시나 숙소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숙소에 있는 창문을 다 여니 그래도 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방충망이 없어서 벌레가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그냥 잤다. 벌레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더 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