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붓으로 그리는 그림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1889) [출처: Google Arts & Culture]
소용돌이치는 듯한 혼란스러운 하늘 아래, 검은 삼나무는 마치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견디는 듯 굳건히 서 있습니다. 반 고흐의 이 그림은 세상의 거대한 혼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개인의 힘과 내면의 깊이를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지난 해설에서 우리는 거인의 붓이 닿지 않는 현실을 마주했지만, 오늘은 우리만의 붓을 찾아나가는 길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거인의 붓이 닿지 않는 곳
안녕하세요, '노동법 도슨트' 로스파파(LawsPapa)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슬픈 그림을 법의 이름으로 그려달라 요청했지만, 우리는 종종 거인의 이익에 따라 붓질이 중단되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그러나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거인의 붓이 닿지 않는, 오롯이 나 자신만이 붓을 들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영역은 바로 우리의 ‘기록’과 ‘치유’, 그리고 ‘외부구제’입니다.
나만의 붓을 찾는 법
나만의 붓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이미 가지고 있었지만, 슬픔과 좌절 속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도구입니다. 이 붓을 통해 우리는 고통을 홀로 감내하는 대신, 그림을 완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
° 기록의 붓: 객관적인 기록은 감정적인 고통을 사실이라는 붓질로 정리하는 행위입니다. 괴롭힘을 당한 날짜와 시간, 장소, 내용을 차분히 기록합니다. 이성적인 기록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당신의 캔버스에 스스로의 진실을 새기는 첫 번째 붓질입니다.
° 치유의 붓: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그림자는 우리 삶 전체를 덮칠 수 있습니다. 이 상처를 그대로 두면 당신의 캔버스에 영원히 얼룩진 채로 남을 것입니다.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나의 캔버스에 새로운 색을 덧입히는 가장 용기 있는 붓질입니다.
° 외부구제의 붓: 나만의 붓을 드는 것은 혼자만의 싸움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법과 제도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내가 붓을 드는 것입니다.
-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회사에 보호조치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는, 당신의 붓에 공정한 붓질을 더해줄 외부 전문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부당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당했을 때, 그 부당함을 바로잡기 위해 '심판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는 공정한 심판에게 당신의 그림을 보여주고, 잘못된 붓질을 바로잡아달라 요청하는 것과 같습니다.
- 민·형사 소송: 괴롭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가해자나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신의 그림에 '정의'라는 명확한 선을 그어주는 가장 강력한 붓질입니다.
그려지지 않은 그림의 완성
우리는 때때로 법이나 회사라는 제도가 우리의 그림을 완성해 주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불완전한 붓일 뿐입니다. 소용돌이치는 밤하늘 아래, 굳건히 서 있는 삼나무처럼, 우리는 오직 우리만의 붓으로 우리의 그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기록하고, 마음을 돌보고, 용기를 내어 세상과 연결될 때, 우리는 비로소 고통의 캔버스 위에 새로운 삶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제, 당신은 어떤 붓으로 당신의 그림을 그려나가시겠습니까?
노동법 도슨트 (공인노무사, 노동법학 석사)
이 글은 노동법 일반의 내용과 그에 대한 개인적 사유를 담은 것입니다. 특정한 사안에 대한 법률적 조언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개별적, 구체적 상황에 대한 법률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법률전문가와 별도로 상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