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도슨트의 일터 산책] 직장 내 괴롭힘(3)

내 붓으로 그리는 그림

by 로스파파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1889) [출처: Google Arts & Culture]

​소용돌이치는 듯한 혼란스러운 하늘 아래, 검은 삼나무는 마치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견디는 듯 굳건히 서 있습니다. 반 고흐의 이 그림은 세상의 거대한 혼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개인의 힘과 내면의 깊이를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지난 해설에서 우리는 거인의 붓이 닿지 않는 현실을 마주했지만, 오늘은 우리만의 붓을 찾아나가는 길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거인의 붓이 닿지 않는 곳


​안녕하세요, '노동법 도슨트' 로스파파(LawsPapa)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슬픈 그림을 법의 이름으로 그려달라 요청했지만, 우리는 종종 거인의 이익에 따라 붓질이 중단되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그러나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거인의 붓이 닿지 않는, 오롯이 나 자신만이 붓을 들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영역은 바로 우리의 ‘기록’과 ‘치유’, 그리고 ‘외부구제’입니다.


​나만의 붓을 찾는 법


​나만의 붓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이미 가지고 있었지만, 슬픔과 좌절 속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도구입니다. 이 붓을 통해 우리는 고통을 홀로 감내하는 대신, 그림을 완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


°​ 기록의 붓: 객관적인 기록은 감정적인 고통을 사실이라는 붓질로 정리하는 행위입니다. 괴롭힘을 당한 날짜와 시간, 장소, 내용을 차분히 기록니다. 이성적인 기록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스르고, 당신의 캔버스에 스스로의 진실을 새기는 첫 번째 붓질입니다.


° ​치유의 붓: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그림자는 우리 삶 전체를 덮칠 수 있습니다. 이 상처를 그대로 두면 당신의 캔버스에 영원히 얼룩진 채로 남을 것입니다.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나의 캔버스에 새로운 색을 덧입히는 가장 용기 있는 붓질입니다.


° 외부구제의 붓: 나만의 붓을 드는 것은 혼자만의 싸움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법과 제도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내가 붓을 드는 것입니다.

-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회사에 보호조치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는, 당신의 붓에 공정한 붓질을 더해줄 외부 전문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부당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당했을 때, 그 부당함을 바로잡기 위해 '심판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는 공정한 심판에게 당신의 그림을 보여주고, 잘못된 붓질을 바로잡아달라 요청하는 것과 같습니다.

- ​민·형사 소송: 괴롭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가해자나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신의 그림에 '정의'라는 명확한 선을 그어주는 가장 강력한 붓질입니다.


​그려지지 않은 그림의 완성


​우리는 때때로 법이나 회사라는 제도가 우리의 그림을 완성해 주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불완전한 붓일 뿐입니다. 소용돌이치는 밤하늘 아래, 굳건히 서 있는 삼나무처럼, 우리는 오직 우리만의 붓으로 우리의 그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기록하고, 마음을 돌보고, 용기를 내어 세상과 연결될 때, 우리는 비로소 고통의 캔버스 위에 새로운 삶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제, 당신은 어떤 붓으로 당신의 그림을 그려나가시겠습니까?



노동법 도슨트 (공인노무사, 노동법학 석사)

​이 글은 노동법 일반의 내용과 그에 대한 개인적 사유를 담은 것입니다. 특정한 사안에 대한 법률적 조언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개별적, 구체적 상황에 대한 법률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법률전문가와 별도로 상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