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권 침해 기준과 법적 대응 방법
안녕하세요. 최훈일 변호사입니다.
평화롭던 주말 오후, 창문을 열었더니 앞집 신축 빌라가 거대한 벽처럼 서 있어 하루 종일 거실이 어두컴컴하다면 그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신축 빌라 건축주는 '내 땅에 내가 건물을 짓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냐'고 대응하는 것에 속만 끓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법은 '햇빛을 누릴 권리', 즉 일조권을 명확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신축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일조권 침해의 구체적인 법적 기준(수인한도)과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 방법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법원은 단순히 '예전보다 어두워졌다'는 주관적인 느낌만으로 침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수인한도, 즉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위법성을 판단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날은 바로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지입니다. 법원은 동지일을 기준으로 다음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권 침해로 봅니다.
1.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연속해서 2시간 이상 햇빛이 드는가?
2.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햇빛이 드는 시간의 합계가 4시간 이상인가?
만약 신축건물로 인하여 위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이는 법적으로 수인한도를 넘는 위법한 침해행위가 됩니다.
일조권 침해가 예상되거나 이미 발생했다면, 건물의 공사 진행 정도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대응 방법이 있습니다.
건물이 이다 지어지기 전이라면 가장 강력한 수단은 '공사금지가처분'입니다. 이는 건물이 일정 높이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법원에 신청하는 것입니다.
단, 여기서는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합니다. 골조공사가 완공된 이후에는 철거비용 등의 사회적 손실을 우려하여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주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가해건물의 골조가 일정 정도 올라간 경우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기각하는 겨웅가 많으므로, 피해가 예상된다면 공사초기 단계에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미 건물이 완공되었거나 골조가 완성된 단계라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청구가 가능한 범위는 부동산 시가하락분과 생활 이익 침해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입니다. 부동산 시가하락분은 햇빛이 들지 않음으로 인한 부분, 바로 앞에 높은 건물이 들어섬에 따라 압박감이나 폐쇄감을 느끼는 부분, 사생활이 노출됨으로 인한 부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거실 창문을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침해를 입증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객관적인 증거를 요구합니다. 일조권 소송에서는 전문 감정인을 통한 일조 시뮬레이션 감정이 필수적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하여 건물이 들어서기 전과 후의 일조량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침해시간을 분 단위까지 입증해야만 인용받을 수 있습니다. 총 일조시간 3시간 59분과 4시간처럼 단 1분 차이가 위법성 여부를 가르기 때문에 육안이나 사진만으로는 판단이 어렵습니다.
일조권 분쟁은 건물이 올라가는 속도만큼이나 대응 속도가 중요합니다. '설마 저기까지 올라가겠어?'라고 방심하다가 골조가 완성되어 버리면, 공사를 멈출 기회는 사라집니다.
지금 창밖의 공사 현장으로 인해 일조권 침해가 우려되신다면, 망설이지 말고 초기 단계부터 전문간와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법률사무소 윤헌
변호사 최훈일 드림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02-549-1389 또는 hunil.choi@gmail.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