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로펌 파트너 변호사가 해부하는 지정학적 위기와 자본의 해자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대륙아주 파트너 변호사이자 투자자인, ‘변호사-투자자(Lawyer-Investor)’ 이승익입니다.
최근 글로벌 자산시장의 패닉이 극심합니다. 2026년 3월 현재 원/달러 환율은 무려 1,513원을 넘어섰고,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며 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한 달 만에 코스피는 13% 가까이 폭락했고, 외국인의 역대급 매도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장주들의 기업 가치가 18% 넘게 할인되어 거래되고 있습니다.
저는 법률가로서 기업들을 자문할 때 항상 '펀더멘털'과 '외부 변수'를 엄격히 분리하여 바라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증시 하락은 AI 거품 붕괴나 개별 기업의 본질적 이익 창출 능력이 훼손된 것이 아닙니다. 이는 100% '미국-이란 중동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불가항력(Force Majeure) 리스크에 기인한 자본의 이탈입니다. 기업 가치 분석에 법률적 엄밀함을 더하여, 레이 달리오의 프레임워크와 역사적 데이터를 통해 작금의 사태를 해부해 보겠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거시적 '빅 사이클'의 관점에서 현재 미국이 막대한 부채와 내부 분열을 겪는 '쇠퇴기(Decline Phase)'에 진입했다고 봅니다. 이번 전쟁의 무대인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원유 수송로가 아니라 글로벌 패권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둔 '자본 전쟁(Capital War)'의 최전선입니다. 미국이 이곳의 통제권을 잃는다면 전 세계는 미 국채에 대한 신뢰를 거두어들일 것이고, 이는 금리 폭등과 달러 가치 하락의 연쇄 작용을 부르게 됩니다. 시장은 이 법적, 경제적 시스템 붕괴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선반영하는 중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4~6주 내 단기 종전을 언급하지만, 국제 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릅니다. 이란 정권은 미국의 타격에도 붕괴하지 않았으며, 최소한 올해 중후반 이후까지 소모전 양상의 장기전이 펼쳐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친미 정권이 들어서기보다는 군부 독재나 극심한 권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이 경고하듯, 전쟁 장기화 시 유가는 150달러까지 치솟아 글로벌 기업들의 엔터프라이즈 리스크(Enterprise risk)를 극대화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증시는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우리는 '대통령 임기 4년 주기(Presidential Cycle)'라는 강력한 통계적 선례(Precedent)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올해는 현 행정부 임기 2년 차, 즉 '중간선거의 해'입니다. 역사적으로 2년 차는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임기 중 수익률이 가장 저조(평균 3~6%)하며 횡보장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진정한 반전은 '중간선거 직후'에 벌어집니다. 1950년 이래 치러진 모든 중간선거에서, 선거일 이후 12개월 동안 S&P 500이 하락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승률 100%, 평균 상승률은 무려 16.3%에서 최대 19%에 달했습니다.
불확실성이라는 장막이 걷히고 나면, 펀더멘털은 반드시 바닥을 단단하게 다진 후 폭발적인 랠리로 보답합니다.
단기적 공포에 휩싸여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현금만 보유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현금은 실질 구매력을 서서히 소각시키는 가장 확실한 위험 자산('Cash is trash')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레이 달리오의 '사계절(All-Weather)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해 어떠한 거시적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본의 해자(Capital moat)'를 구축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으로 보입니다. 장기 국채, 물가연동채(TIPS), 원자재와 금을 혼합하여 리스크를 헤지(Hedge) 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를 대체할 AI의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자본의 원칙을 믿으며, 다가올 랠리를 실리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