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혜정 변호사 Mar 21. 2020

어떤 변호사에게 내 사건을 맡길 것인가

나와 잘 맞는 변호사를 찾는 법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길 일이 있으면, 대부분은 '아는 변호사'를 찾습니다. 주변에 아는 변호사가 없다면, 지인을 통하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인터넷을 검색하죠. 내 사건을 어떤 변호사에게 맡겨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참 애매합니다. 어떤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인지는 사건을 진행해보지 않는 한 알기 힘든 게 사실이거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변호사를 직접 만나봐야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지인이 소개해 줬다고 해도, 유명한 변호사라고 해도 말이죠. 변호사를 직접 만나서 앞으로 이 변호사와 함께 사건을 진행해도 괜찮을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그동안 상담을 하면서 그리고 의뢰인과 함께 일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중심으로 어떤 변호사를 만나는 게 좋을지 확인했으면 하는 부분을 말씀드리려고 해요. 어떤 변호사가 나와 잘 맞는 변호사인지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변호사가 직접 상담하는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요. 의외로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지 않고 사건을 맡기는 경우도 있더군요. 재판에 출석하는 것은 변호사입니다. 그러니 내 사건을 담당하게 될 변호사와 직접 상담을 하고, 그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겠죠.


상담을 받을 때도 한 군데만 가는 것보다는 적어도 2~3군데에서 상담을 받고 비교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을 하러 갈 때도 그냥 가지 말고, 다음의 사항을 준비해 가시기 바랍니다.


1. 사실관계 정리(불리한 내용도 포함할 것)

2. 관련된 증거자료

3. 질문할 사항


저는 상담을 하기 전에 내담자에게 간략한 사실관계를 먼저 전달해줄 것을 요청드리기도 합니다. 이러면 아무래도 사안에 대한 폭넓은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죠. 



□ 변호사가 직접 사건을 진행하는지


소송이 끝날 때까지 본인의 사건을 맡은 변호사를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종종 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싶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을 작성하는 일도, 의뢰인과의 소통도 직원이 대신하는 경우죠. 변호사는 단지 재판에만 출석하고요. 변호사에게 처음 사건을 맡길 때 이런 부분을 알기는 쉽지 않지만, 상담을 하면서 내 사건을 맡게 될 변호사가 누구인지 정도는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호사가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는 경우는 대부분 의뢰인과 직접 소통하는 변호사들입니다. 만약 사건을 맡겼는데도 불구하고 (직통번호가 아닌) 사무실 번호만 알려준다거나 항상 직원을 통해 연락을 취하는 경우도 있으니, 직접 변호사와 소통하고 싶다면 이 점도 고려해봐야겠죠.



□ 변호사와 대화가 잘 통하는지


소송을 하게 되면 보통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립니다. 이 기간 동안 의뢰인과 변호사는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 합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고, 필요한 증거가 무엇인지도 찾아야 하죠. 그러니 의뢰인과 변호사는 하나의 팀을 이루는 긴밀한 협업관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팀원 간의 소통은 기본 중의 기본이죠.


변호사를 직접 만나 상담을 하면서 소통이 잘 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변호사가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은 아닌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는지,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죠.


만약 변호사가 '우리가 다 알아서 진행할 거다, 정해진 틀이 있으니 우리에게 맡겨만 달라'라고 하면서 내담자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면, 소통하지 않는 변호사일 수 있습니다.



□ 친절한 변호사인지


친절을 변호사의 언행, 태도에서 찾기보다는 사건에 대한 설명을 얼마나 알기 쉽게 해 주는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법률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절차나 법리를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주는 변호사라면, 앞으로 사건을 진행하는 중에도 사건의 진행과정을 잘 설명해 줄 확률이 높거든요. 



□ 변호사가 무조건 승소를 장담하는지


간혹 내담자들 중에는 "변호사님, 이길 확률이 몇 프로입니까?"라고 묻기도 합니다. 재판이 확률 싸움은 아닌데 말이죠. 불안한 마음에 우리가 100프로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변호사의 입을 통해서라도 듣고 싶을 테지요. 그런데 변호사로서 연차가 쌓이면 쌓일수록 '무조건'은 없다는 걸 느낍니다. 무조건 100프로 승소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소송이라고 생각해요.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가 없죠. 물론 어느 정도의 예측은 가능하지만,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무조건 승소를 장담하는 변호사보다는, 어떤 경우에는 유리하고 어떤 경우에는 불리한지를 잘 파악해서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은지를 말해주는 변호사인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경찰서에서 조사받으러 나오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